의사-약사 파워게임 누가 더 셀까?
의사-약사 파워게임 누가 더 셀까?
의약분업 이후 사사건건 대립각 … “우리가 약 전문가” 날선 공방 … 결국 밥그릇 싸움(?)
  • 송연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1.06.13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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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약사가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방안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다. 약사들은 강력히 반대하고 있지만, 의사들은 “안전성이 입증된 일부 일반의약품에 대해 약국외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두 직역은 복지부가 내놓은 의약품 재분류방안을 놓고도 ‘우리가 약의 전문가’라며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우리사회의 의사와 약사는 공존공생이란 개념보다 이처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울 때가 많다. 이러한 현상은 의약분업 이후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국민들의 눈에는 이 모든 것이 일종의 파워게임, 전형적인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기 일쑤다.  

그렇다면 의사와 약사 중 정치적 영향력을 포함해 실제로 파워가 센 직종은 누구일까? 

올들어 범정부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리베이트 수사에 있어서는 약사파워가 앞선다고 볼 수 있다.

◆ “의사 잡는 약사” … 리베이트 수사 맹활약

▲ 허수진 검사
지난 4월 구성된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 수사반’에는 약사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  주로 제약회사와 의사들을 타깃으로 수사를 하고 있는 리베이트 전담 수사반은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김창 부장검사를 필두로 검찰, 복지부, 경찰청, 식약청, 심평원, 건보공단 등 6개 기관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중 약사 출신은 서울중앙지검 의약전문 허수진 검사(서울약대 졸업), 복지부 이능교 사무관(경희약대), 서울식약청 이채원(경성약대) 주무관 등 3명이다.  3명이 검찰 관계자, 2명이 경찰 관계자인 것을 감안하면 꽤 많은 약사 출신들이 리베이트 수사반을 주름잡고 있는 셈이다.

리베이트 전담반은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와 의사들을 색출하기 위해 복지부, 법무부, 경찰청, 국세청, 식약청, 공정위 등 정부 기관이 총 동원돼 가동되고 있다.

전담반은 수사 내용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하고 있지만, 제약사뿐 아니라 종합병원, 개인병원을 망라한 전방위적 수사를 펼치고 있어 일각에서는 ‘의사 잡는 약사’라는 말까지 나온다. 

특히 의사들은 “리베이트 쌍벌제가 의사들의 명예와 자존심을 난도질하는 칼날”이라며 제도 도입 전부터 강하게 반발해 왔기에 전담반 구성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약사들이 파워를 과시하는 분야는 이뿐이 아니다.  보건복지부와 식약청, 심평원 등 우리나라 주요 보건의료 관련기관에서 힘깨나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약사다.  이들 기관에 근무하는 공직자 숫자에서도 약사가 10배 이상 많다. 

최근 논란을 빚었던 가정상비약 슈퍼판매 문제와 관련, 복지부가 선뜻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약사회에서 제안한 당번약국 5부제 안을 중앙약심 의제로 받아들인 것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복지부 내에 약사출신이 많기 때문에 ‘팔이 안으로 굽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청와대 및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반 의·약사 명단>

 

소속

이름

직급

의사

청와대

정상혁

보건복지 비서관

박형욱

보건복지 행정관

이중규

보건복지 서기관

약사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 수사반

허수진

의약전문 검사

이능교

복지부 사무관

이채원

서울식약청 주무관

◆ 의사 3인 청와대 파워 과시  … 일반약 슈퍼판매 대세

그렇다고 의-약간 대립에서 약사가 절대적 우위에 있다고 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청와대를 들여다보면, 의사파워를 무시할 수 없는 형국이다. 

우선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실에는 의사 출신 3명이 근무중이다.  정상혁 보건복지비서관, 박형욱 행정관, 이중규 서기관 등이 그들이다.

▲ 정상혁 비서관
정상혁 보건복지비서관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후 이화여대 의대 교수로 재직 중 지난해 6월 청와대에 입성했다.

경북 경주가 고향인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후보 시절부터 보건의료분야에 대해 자문해왔다.  최근 이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허용을 비롯, 의약분업 재평가, 선택분업 도입,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폐지 등을 주장해왔다.  보건의료정책에 있어서 그를 'MB의 복심(腹心)'으로까지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형욱 행정관은 지난해 8월 연세대 의대 의료법윤리학 교수에서 단국대 의대로 자리를 옮긴 직후 청와대에 들어갔다.  예방의학 전문의인 박 행정관은 사법연수원 39기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갖춘 엘리트 의사다.  그는 보건의료정책 전반에 대해 이 대통령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이중규 서기관은 복지부 보험급여과에 근무하다 지난 2009년 12월 청와대로 파견됐으며, 지난해 말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일반약 슈퍼판매 싸움에서 결코 의사가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복지부도 지난 7일 이명박 대통령의 재지시에 따라,  의약품 재분류 방안 마련 등 슈퍼판매를 실현하기 위한 실무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 지루한 파워게임에서 어느쪽이 승기(勝機)를 잡을지는 아직 예측불허다.  당장 일반약 슈퍼판매 문제만 놓고 보더라도 전제조건인 약사법 개정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싸움에서는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사실이다.  어느쪽이 여론의 힘을 등에 업느냐에 따라 힘의 균형이 잠시 이동할 뿐이다.  대한의사협회가 오는 22일 선택의원제 도입 저지와 일반약 슈퍼판매 허용을 명분으로 서울 탑골공원에서 거리투쟁을 벌이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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