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성형밸리’ 못만들 이유없다
‘압구정 성형밸리’ 못만들 이유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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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6.0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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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가 지난해 8만명을 넘어섰다. 의료법을 개정해 외국인환자 유치행위를 허용한 지 2년이 되지 않아 올린 성과다. 수 년전만해도 유력인사들이 수술을 받으러 해외병원으로 떠났다는 뉴스가 심심치않게 들렸는데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낀다. 자국의 지나치게 비싼 의료비, 형편없는 의료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해외 의료소비자들이 대안으로 한국의 병원을 꼽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마침 지난 달에는 ‘피부과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피부과 학술대회가 서울에서 열려 100여국에서 전문의료진, 의료산업관계자 1만2000여명이 참석해 우리의 피부관련 의료기술을 높이 평가하는 자리도 있었다.

정부가 때맞춰 해외로 향하는 각국 의료소비자들의 엑소더스 행렬을 잡기 위해 해외 환자에 대한 배상보험제도 도입 등 의료관광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2015년까지 해외환자 30만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공공재’로만 보던 의료서비스를 ‘산업‘으로 보고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할 수 있다. 세계의료관광시장은 현재 100조원수준에서 내년에는 120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치료와 관광인프라를 묶은 의료관광객 유치 경쟁이 치열하지만 우리나라의 장점을 살린다면 블루오션으로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외국인환자의 평균 진료비는 내국인보다 3배 정도 높은 점도 매력이다. 입원환자 1인당 평균진료비는 583만원이며 외래 등을 포함한 전체 환자평균 진료비는 131만원으로 2년전보다 40% 이상 높으니 병원의 수지개선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수준 높은 의료의 질, 상대적으로 낮은 의료수가, 뛰어난 의료접근성, 그리고 관광인프라 등 여러 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기술 수준은 선진국의 90% 이상이고 첨단 기기를 갖춘데다 의료비는 미국의 3분의 1, 일본의 67%밖에 되지 않는다. 저렴하게 만족할만한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조건이다.

특히 성형수술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시 성형외과의 75%가 몰려있는 서울강남의 ‘성형벨트’는 일본, 중국, 동남아국가는 물론 미국, 유럽에서도 정교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특성을 살린다면 ‘압구정 성형밸리’를 조성하지 못할 것도 없다.

정부가 어제 발표한 의료관광활성화 대책은 사실 한참 늦은 감이 있다. 외국인 환자에게 입원환자나 장애인처럼 병원에서 약을 직접 조제해주는 원내조제를 허용해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등은 경쟁국들에게는 원래부터 있지도 않은 규제항목이었다.

동남아나라들은 일찍부터 외국환자유치에 눈을 떠 북미와 유럽의 환자들에게 의료의 메카로 부상했다. 태국은 매년 200여만명이 진료를 목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매년 유치하는 의료관광객이 6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이미 4년전에 34만명의 외국인환자 유치실적을 올렸다.

이들에 비해 늦게 본격 경쟁에 뛰어든 우리나라는 인지도면에서도 뒤진 만큼 해외에서 오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낮은 비용으로 수준 높고 안전한 진료는 물론 편안한 휴식과 관광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  외국인 환자들은 언어소통 불편을 한결같이 지적하는데 의료통역사 양성기관을 더 확대해야 할 것이다.  또 2009년부터 시행해온 의료비자발급제도를 간소화하고 재정입증서류제출도 일정자격을 갖춘 기관이나 업체가 보증하면 면제하는 조치도 필요하다. 

이제는 외국인환자 유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외국에 나가 병원을 설립하거나 현지 병원이나 보험회사 등 파트너와 공동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진출 전략이 필요할 때다. 단일 병원으로 힘들면 몇몇 의료기관이 공동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도 한 가지 해결방법이다. 인도 아폴로병원의 경우 세계 각국에 50개 병원과 250개 클리닉을 운용하는 사례는 참고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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