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과 화장품은 ‘물과 기름’ 인가
제약과 화장품은 ‘물과 기름’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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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6.0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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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제약 상호로 출범한 일동제약이 올해 ‘고희’를 맞아 ‘우물 안 개구리’에서 탈피,  냉혹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모험의 대장정에 나섰다. 지금까지 동남아 일변도였던 수출시장을 일본,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로 넓히겠다는 포부다.

일견 무모한 듯 보이지만 암전이 억제제와 치매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등 신약개발에 집중하는 도전정신과 그 중간성과에 비추어 기대를 걸어보고 싶다.

역시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종근당도 2세 경영체제를 맞아 4세대 세파계 항생제 신약을 개발하고 차세대 항암제 CKD-602 신약기술을 미국 등에 수출하는 등 국제화에 적극적이다.

다국적제약사 화이자 1개사의 연간 매출액(지난해 74조원)의 20%도 되지 않는 좁은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날고 기는 글로벌 제약사와 300여개의 국내 제약사들이 난립해 아옹다옹 시장쟁탈전을 벌여봤자 한계가 뻔하기 때문이다.

일동제약이 국내 최초로 내놓은 유산균영양제 비오비타는 50년 넘게 시장에서 인기있는 장수제품이다. 종합비타민제 아로나민도 40년 이상 관련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일동제약이지만 사업다각화를 한다며 3년전 진출한 화장품 사업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갈수록 위축되는 상황이다. 피부탄력과 피부노화방지에 효능이 있다는 코엔자임 큐텐펩, 스킨케어 제품 등 다양한 화장품을 출시했지만 현재까지 살아남은 게 드물다.

경남제약은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사업을 접다시피 했다. 대웅제약도 주름개선제, 바디클렌저 등 화장품사업을 벌여왔지만 판매액은 대웅 전체 매출액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제약사들이 부대사업으로 벌인 화장품 부문에서 제약 쪽과는 달리 한결같이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화장품사업에서는 효능도 중요하지만 높은 가격 전략과 방판 등을 통해 탄탄한 고객층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인데 제약사들은 이게 잘 안되기 때문이다.

연구개발을 우선시해야 하는 제약사의 체질이 유통에서 승패가 갈리는 화장품업종의 토양에 맞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약-의료에는 항상 위험성이 있어 안전성을 먼저 따져야 한다. 그래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면허제도가 있는 것이다.

화장품 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있는 아모레퍼시픽의 계열사인 태평양제약은 화장품 자매회사들의 특성대로 R&D투자보다는 판매처 확대에 매달리다 어두운 터널에 갇힌 꼴이 됐다. R&D투자로 의료진과 환자들의 신뢰를 쌓아가는 정공법 대신 리베리트를 주어 판매실적을 올리는, 불법이지만 손쉬운 방법에 길들여진 탓이다. 자사 의약품 판매가 부진하자 더욱 더 리베이트에 매달렸다.

결국 태평양제약은 강북삼성, 서울아산, 세브란스, 고대병원, 길병원 등 대형병원을 포함해 전국 2000개 이상의 병원 등에 152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엄청난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병원들은 이제 태평양제약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알고 있어 향후 영업에도 큰 장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쉬운 일을 아니지만 태평양제약이 이번 일을 계기로 제약업종의 특성에 맞는 방향으로 경영노선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과감한 체질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말이다.

제약사들이 꿈꾸는 신약개발에 성공하려면 어떤 과제를 연구개발할 것인가 하는 타깃 발굴에서부터 후보물질 연구, 비임상연구, 임상 1~4상을 지나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5단계를 성공적으로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5개의 죽음의 계곡’을 살아 나와야 하는 것이다. 10년 이상의 긴 개발기간, 1만분의 1의 낮은 성공확률, 수백억~5000억원에 이르는 높은 개발비용을 감당한다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신약개발에 중점을 두는 글로벌 기업들의 R&D투자는 매출의 18% 수준이다.  반면, 우리 제약업계의 연구개발 투자비율은 올해 1분기 6.80%에 머물렀다.

어렵고 힘들지만  지금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각오로 R&D 투자에 나서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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