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07년 한해, 제약업계를 뜨겁게 달군 인물은 누구일까.
한국의 건강시사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는 ‘2007 올해의 제약인물’(pharmaceutical industry Person of the Year)로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82)을 선정했다.
강회장은 올해 두 번에 걸친 경영권 분쟁으로 혼란에 빠진 동아제약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안정을 가져온 뛰어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동아제약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 재계에서 보기 드문 복잡한 가정사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강회장과 강회장의 차남인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와의 갈등이지만 내면을 보면 강회장이 둘째 부인에게서 얻은 4남 강정석 현 부사장(강문석 대표의 이복동생)과의 경영권 분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강회장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차남 강문석씨와의 기나긴 경영권 분쟁의 고리를 올해 10월 종식시키는데 성공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강회장의 오랜 연륜과 기업 경영자로서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강신호회장은 신약개발 부문에서도 뛰어난 업적을 인정받았다. 40년 이상 국내 의약품 매출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자양강장제 ‘박카스’가 광동제약의 비타민 음료 ‘비타500’에 밀려 굴욕을 당할 때 동아제약은 천연물위염치료제 ‘스티렌’과 국내 첫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를 개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복제약으로 커 온 토종제약산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업계 사상 가장 유망한 신약을 잇따라 개발해 냄으로써 생명공학산업의 희망을 되새겨 준 셈이다.
하지만 그런 강회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복잡한 가정사도 그렇지만, 자녀에 대한 편애와 경영권분쟁과정에서 보여준 비신사적 행보, 사회적 지위에 대한 집착 등이 그것이다.
예컨대 그가 둘째부인의 소생인 강정석 현 부사장을 감싸고 돌았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다. 그런가하면 경영권 분쟁과정에서는 직접 언론사와 투자회사 등을 돌며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가 아들을 굴복시켜 경영권을 유지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는 올해 2월까지만해도 전경련 회장직 3연임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가 김준기 동부그룹회장 등의 반발로 3연임의 욕망을 접어야했다.
“이준용 회장(대림산업 회장)이 70세는 안된다(전경련회장 70대 불가론)고 했지만 70이 늙은 게 아니다. 제가 80이 넘었는데 판단력이 정확하면 70이 넘어도 된다.” 2007년3월7일 한중수교 15주년 기념 주한중국대사 초청강연회에서의 그의 발언은 그가 전경련 회장직에 얼마나 강한 집착을 보였는지 가늠하는 단적인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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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제약기업인 동아제약. 제약업계에서 강신호 회장만큼 화제를 몰고 다니는 인물도 드물다. ‘박카스 신화’에서부터 최고령 경영자, 황혼이혼, 두 번에 걸친 경영권분쟁, 전경련 회장 연임 등 그는 늘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강 회장은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83세다. 제약업계 원로를 넘어 재계의 원로다. 그는 올해 11월29일 동아제약 창립 75주년 기념식을 겸한 신사옥 준공식에서 임직원들에게 유난히 ‘새출발’을 강조했다고 한다. 연구개발 중심의 세계적 제약사로 거듭난다는 중장기 비전도 제시했다.
올해 업계 최초로 6000억원대 매출달성을 자신하는 동아제약의 수장 강신호. 영욕의 세월을 보낸 그가 내년에는 또 어떤 행보로 제약업계 안팎의 시선을 끌어갈지 주목된다.
◆올해의 제약인물 어떻게 선정하나
업계 전문지 중 최초로 시도하는 ‘올해의 제약인물’은 업계내에서 당해연도에 가장 화제가 되었던 인물이나 의약품이 그 대상이다. 인물의 경우 △사회적 공헌도 경영능력 △리더십 △업계의 평가 △도덕성 △자산 등을, 의약품의 경우 △혁신성 △효능 및 안정성 △질병퇴치 기여도 △인기도 등을 선정 기준으로 한다. 미국의 시사잡지 ‘타임’과 같은 성격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타임지가 편집국장을 위시한 내부 직원들의 평가에 의해 선정하는 것이라면 헬스코리아뉴스는 좀 더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을 거둬들이기 위해 제약사 홍보실 책임자(부장ㆍ팀장ㆍ이사등) 및 본지 기자들의 추천과 본지 자문교수단의 최종 심사를 통해 선정한다.
<헬스코리아뉴스 기획팀 admin@hkn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