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가 지난해 대기업 회장보다 많은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의약품 도매업체인 보나에스는 지난해 대주주인 박의근 대표에게 590억원을 배당했다. 지난해 상반기 350억원, 하반기에 240억원을 배당한 것.
이는 1위인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2364억원), 2위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1341억원)에 이어 상장·비상사를 포함, 전체 순위 3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또 현대종합금속 정몽석 회장(560억원) 보다도 많은 것이다. 뿐만아니라,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보다도 많은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회사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음에도 이같은 배당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보나에스는 지난해 243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전년(3139억원)대비 22.39% 감소했다. 수익성은 곤두박질했다. 영업이익(327억원)은 전년(500억원) 대비 -34.60%, 당기순이익(229억원)은 전년(322억원)대비 -28.90%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박의근 대표가 배당금 지급을 자체결정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보나에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2천억대에 불과한 도매업체 대표가 수십·수백조원에 이르는 대기업 회장보다 많은 배당금을 챙긴다는 것은 분명 정상적인 기업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사업을 접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의약품 도매업계에 따르면, 1990년 설립된 보나에스는 2009년까지 전체 매출의 88% 가량을 가톨릭대학 계열병원에서 거둬왔다.
이처럼 가톨릭대학 계열병원의 매출이 집중되자 보나에스는 지난 2008년 의료기관의 위장 계열형태 직영 도매라는 감사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논란이 됐던 가톨릭대학 계열병원은 2010년 9월 거래 도매업체를 비바메디와 비아다빈치로 변경했고, 보나에스는 매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거래선이 변경되면서 지난해 매출이 급감했다.
한 도매업체 관계자는 “보나에스가 매출액이 두 자리수 감소한데다가, 순이익의 두배가 넘는 배당액을 대주주인 박 대표에게 지급한 것으로 보아 사업을 접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 규모도 2008년 이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