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뇌과학 연구를 통해서 스트레스는 신체뿐 아니라 뇌에도 손상을 준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뇌세포는 뇌졸중이나 뇌외상과 같은 중증 뇌 질병뿐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로도 파괴되어 버립니다. 특히 기억과 학습 능력을 담당하는 ‘해마’라고 불리는 곳의 뇌세포가 손상을 입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하여 해마에 이상이 생긴다는 것이 발견된 계기는 베트남 전쟁입니다. 베트남 귀환병들 속에서 전시 중의 무시무시한 체험을 떠올리는 플래시백, 불안이나 불면, 그리고 트라우마(외상)에 관련된 것들을 피하려 드는 회피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이것은 베트남 신드롬이라고 하는 것으로, 정신의학 용어로는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입니다. 처음에는 그 원인이 확실하지 않았지만, 뇌를 조사하니 해마가 작아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해마가 위축하는 데에는 스트레스 호르몬(글루코코르티코이드)이 관계하고 있음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뇌의 대부분의 신경세포는 어머니로부터 태어나기 전인 태생기에 만들어지고 그 후에는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해마와 후각계에서는 성인이 된 후에도 신경세포가 증식하며, 이렇게 신경세포가 새롭게 발생하는 것을 신경조직발생(신경신생)이라고 합니다.
최근 해마의 신경세포에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의 수용체가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이 수용체와 글루코코르티코이드가 결합하면 해마의 신경신생이 억제되고 맙니다. 그 결과 해마의 기능이 저하되어 버리고, 더욱 진행되면 위축되는 것입니다.
해마의 기능이 저하되면 일상생활에서도 다양한 영향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일하는 법을 말로 설명 받더라도 그것을 수행할 순서를 잊어버려서 엉망진창으로 행동하는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무언가 처음으로 행동할 때에도, 새로운 것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습 능력이나 업무 효율이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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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