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인구, 건보재정에 ‘악의 꽃’ 인가
고령인구, 건보재정에 ‘악의 꽃’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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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3.2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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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건강보험 급여비와 본인부담금을 합친 진료비가 크게 늘어나 건보재정 운용 전략을 새로 짜는 대책마련이 불가피해졌다. 더구나 고령인구 증가속도보다 진료비 증가가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시급성을 더해준다.

여기에 올해부터 시작된 700여만명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맞물려 해법마련에 어려움이 가중된 터다. 이처럼 건보재정 위기를 경고하는 싸이렌이 요란한데 보건 당국은 무얼 하는지 깜깜 무소식이어서 답답하기 짝이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분석한 ‘2010년 진료비 통계’를 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층의 진료비는 13조784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4.5%나 늘었다.  이들 고령층은 입원치료나 수술, 장기치료가 필요한 질환을 앓는 경우가 적지 않아 진료비 지급액이 청-장년층보다 훨씬 많을 수밖에 없다. 지난 10년 동안 65세 이상 고령자의 사망원인 1위가 암, 2위 뇌혈관질환, 3위 심장질환이라는 조사에서도 알 수 있다.

그 결과 고령층의 입원진료비는 2조2893억원으로 전년보다 24.2% 늘었다.  65세 미만의 증가율 17.4%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 중 고령인구는 10.2%인데도 진료비는 무려 31.6%를 차지했으며 점유율이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고령층에 만연한 치아우식증, 치주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스케일링과 틀니에 계획대로 내년부터 건보급여가 적용되면 진료비는 눈덩이처럼 늘어날 게 뻔하다. 고령인구 진료비의 급증이 건보 급여비 증가, 나아가 건보재정 위기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 수명연장 추세 속에 내몰리듯 직장을 떠나 별다른 벌이 없이 지내는 대다수 고령자들에게서 무심한 뱃사람의 총에 맞아 갑판에 추락한 ‘창공의 왕자’ 알바트로스의 비참한 모습이 오버랩되어 떠오른다. 보들레르가 시집 ‘악의 꽃’에서 “좀 전만해도 그렇게 멋있었던 것이 어이 저리 우습고 흉한 꼴인가”라며 이 거대한 바다새를 애도했는데….

65세 이상 고령자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문제라고 꼽은 비율이 각각 40%라고 한다. 건강평가에서 조사대상 고령자의 절반은 ‘건강이 나쁘다’, 30%는 ‘보통’이라고 답할 정도로 고령층의 건강상태는 취약하다.

노령층의 건강한 삶의 질을 보장하는 일은 오늘날 국가의 주요 복지정책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65세 이상 인구비중이 7%인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후 계속 높아져 2018년엔 14%인 고령사회, 2026년에는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도달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나라의 정책이 많이 생산해 풍요롭게 소비하는 데 두어졌다면 이제는 인구 고령화와 저성장시대에 들어선 만큼 한정된 성장과실을 잘 분배해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질병구조가 급성질환에서 만성질환으로 변화해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국가 보건의료행정의 기둥인 건강보험은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 1차 의료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다. 여기에 더 많은 공공 의료시설과 재원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제는 땜질식처방이 아니라 건보재정 안정을 위한 근본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중장기적으로 보험료 인상을 통한 재원확보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조세행정 추이와 발맞추어 간접세 형식의 재원마련을 검토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올해 말로 끝나는 국고지원도 고령화 추세를 감안해 연장하고 지원규모도 늘리는 게 현실적인 방안일 것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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