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의료 왜 필요한가”
“재난의료 왜 필요한가”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신상도 교수 인터뷰
  • 배지영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1.03.23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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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에는 교과서가 없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신상도 교수)

재난응급의료체계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일본도 대지진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지난 11일 일본 동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진도 9.0 규모의 강진으로 1만여명의 사상자와 1만2000여명의 실종자가 발생했고, 일본은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었다.

더불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누출된 방사선으로 인해 특수재난에도 노출된 상태여서 일본인들의 공포심이 점점 극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은 대지진 직후 일본 전역의 500개 재난의료팀(DMAT)이 매뉴얼대로 현장에 투입됐지만 그마저도 부족한 상황이어서 각 국의 재난의료팀이 급파되기도 했다.

재난의료는 자연적, 사회적, 인적 손상을 유발하는 재난으로 인해 해당 사회가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의 규모를 넘어서는 환자가 급격히 발생했을 때, 사회가 소유하고 있는 자원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해 효과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을 말한다.

일본과 같은 대형 재난이 일어났을 때 국내 재난응급의료 시스템은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까?

헬스코리아뉴스는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신상도 교수를 만나 재난 발생시 대응요령과 국내 응급의료체계 현황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현재 일본 재난 응급의료 현황은?

“일본의 의료지원팀은 전국 각지에서 의료활동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5명 정도로 구성돼 출동하는 시스템이다.

일본은 지난 11일 지진이 발생한 직후 재난지역으로 약 500개팀, 2500여명이 현장으로 출동, 구조대원과 환자들을 진료하는 업무를 시작했다.”

-. 재난발생 시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는?

“국내에서도 응급의료법률에 현장의료지원을 할 수 있도록 명시돼있는데, 현재 전국에는 12곳의 현장응급의료소가 설치돼있다.

이곳에는 현장의료지원을 할 수 있도록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지역별로 약 13~20명 규모의 의료지원팀이 구성돼 있다.

하지만 병원으로 환자가 대규모로 오게 될 경우, 병원의 의료지원체계도 준비돼있어야 하는데 이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체계나 인력에 대한 교육·훈련은 마련돼있지 않은 실정이다.”

-. 재난발생 시 국내에서 수용할 수 있는 병상 수는 어느 정도인가?

“어느 병원이든 기본적으로 의료인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재난이 발생하면 평소 진료량보다 더 많은 환자를 돌볼 수는 있다.

가용인력이나 장비 등을 고려하면 약 20%정도 까지는 추가적으로 진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병원은 대규모로 환자들이 발생 할 경우 현재 가지고 있는 시설, 장비, 인력의 규모보다 추가적인 진료를 수행해야 한다. 이것을 예비 병상이라고 한다.

단, 병상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재난 외상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야 하지만 이러한 추가적인 병상이 부족한 상황이다.

병원은 예비병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직원식당, 일반인식당, 주차장 같은 시설에 전기, 산소, 석션 유니트 등을 설치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법적 제도 장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국가 제도적인 측면에서 이러한 사항들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재난 발생 시 현장의 의료인력은 어떤 역할을 하나?

“재난발생 시 현장에 대한 의료인력은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재난의 종류가 다를 경우에는 의료지원팀이 제기능을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일본 재난의료지원팀(DMAT)은 의사, 간호사, 구조사, 행정지원 등 5명으로 구성됐는데 단촐하게 구성돼다보니 현장의료에 필요한 여러 가지 장비, 물품, 간이 응급실 등을 준비하지 못했다.

일본에서 지진해일이 대규모로 발생했을 때의 상황을 대처하지 못한 측면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이동병원 형태의 의료지원팀을 구성한다.

미국의 재난의료지원팀은 40~60명 규모로 구성되고 이동외과병원 정도의 입원병상, 중환자실, 수술실 등의 의료시설을 가지고 있다.

미국식 모델의 특징은 해당지역의 의료시설이 파괴됐을 때 시설을 보강해 주면서 응급처치나 응급수술 등을 수행하고 이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규모 재난에 대비한 이동형외과진료 형태와 소규모 재난에 대비한 응급의료체계를 갖춰야 하는데 실제로 이러한 모델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시·군·구 수준의 DMAT과 시·구 수준의 DMAT, 국가수준의 DMAT을 구성해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 신상도 교수

-. 현재 재난응급의료 교육과 실습 현황은?

“재난응급의료는 평소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분야다.

평소에 진료를 하는 분야라면 현장에 적용하면 그뿐인데 훈련되거나 임상에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인력들을 양성하고 교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재난의료지원체계의 핵심은 재난의료인력에 대한 교육과 훈련인데 현재 굉장히 빈곤한 상태다.

서울시는 지난 2004년도부터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각 지방의 구청 산하에 있는 보건소, 각 구에 있는 지역응급의료센터, 각급 소방서가 참여하는 교육 및 합동훈련을 7년째 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훈련을 하고 있는 지역이 전국적으로 드물다.

훈련이라고 하는 것은 인적역량에 대한 교육, 투자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와 지자체 차원에서 재난의료인력에 대한 선발, 교육, 훈련을 체계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전담기관을 지정해야 한다.

또 특수재난의 경우, 사건의 규모나 실질적인 크기를 떠나서 의료진 스스로에게 큰 패닉을 초래하게된다.
이 상태가 되면 일반 국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의료진들 또한 큰 공포에 휩싸이는데 평소에 재난에 대한 교육, 훈련을 잘해둔다면 대처법을 잘 알고 있게돼 환자를 안심시키고 진료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다.”

-. 재난의료 전담부처의 필요성은 있는가?

“재난의료를 전담하는 기구는 현재 없다. 재난의료는 재난관리체계 전체에 통합돼야 통일적인 지식, 체계, 운영의 효율을 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재난관리는 행정안전부 소속 소방방재청에서 현장에 대한 통제관리를 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이 재난관리체계의 기본적인 틀에 맞도록 의료지원체계도 편제돼야 한다.”

-. 재난의료 대책이 잘 세워져 있는 롤모델 국가는?

“재난에는 정해진 교과서가 없다.

재난에 대한 대비라고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치 않은데, 각국의 경험과 조건 속에서 유사시 활용할 수 있는 최대치의 재난대비책을 갖추는 것이 좋다.

국내 연구자들, 국가기관, 지자체가 합심을 해서 추가적인 계획들, 다양한 시나리오에 근거한 운영계획 등을 상시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 무조건적으로 특정 국가를 벤치마킹하는 것 보다는 문제를 체계적으로 확인하고 대비태세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재난시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은?

“재난에 대응한 일반인들의 기본 처치법은 무조건 현장으로부터 이탈 하는 것이다.

또 갇혀 있거나 이탈할 수 없는 조건에 있는 사람인 경우에는 평소에 국가가 교육하고 있는 응급처치법(지혈,초기 심폐소생술 등) 등을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특수재난의 경우에는 맛과 형태 등을 알 수 없는 위험물이 노출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대규모로 이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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