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오세훈 시장 그리고 '레옹'
담배, 오세훈 시장 그리고 '레옹'
  • 노영조 논설주간
  • admin@hkn24.com
  • 승인 2011.03.15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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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랙스완’에서 순수한 백조와 치명적 관능미를 지닌 흑조의 역을 1인2역으로 완벽하게 연기해낸 나탈리 포트만이 올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자 그녀의 13살 때 데뷔작 ‘레옹’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포트만은 ‘레옹’에서 학교엔 가지 않고 “세상살이 고달프다”며 담배를 피워대는 문제소녀 마틸다역을 천연스레 해내 연기파 배우의 자질을 일찍부터 보여줬다.

시작부분부터 마틸다가 흡연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온다. 그녀는 살인청부업자로 자신을 보호해주는 레옹과 이웃주민으로부터도 “담배 좀 그만 피우고 숙제나 하라”는 나무람을 들어도 마이동풍이다. 뤽 베송감독은 마틸다의 불우한 환경과 불량기를 흡연으로 표현한 듯하다.

이 소녀 골초가 팜므파탈로 성장, 변신해 요즘 국내 극장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달 초 시민건강을 보호하겠다며 ‘간접흡연 제로 서울’을 선포하며 간접흡연과의 전쟁에 나섰다. 담배연기가 중요한 환경오염원이란 점을 공개선언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서울-청계-광화문 광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으며 6월부터 점차 금연구역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3개월간의 홍보기간이 지나면 이들 지역에서 담배 피우다 적발될 경우 10만원의 과태료를 매기겠다는 강경한 자세다. 공공장소에서의 금연을 강력 실시하겠다는 오시장의 정책은 1995년에 제정된 국민건강법에 근거를 둔 ‘서울시 간접흡연 피해방지조례’가 3월 시행되는데 따른 것인데다 많은 시민들이 환영하고 있어 금연정책의 전망은 매우 밝다.

그러지 않아도 최근 들어 길거리 흡연자가 크게 늘어 담배연기를 싫어하는 대다수 행인들의 불만이 고조돼왔던 터다. 이를 계기로 서울의 공기가 좀 더 맑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연정책을 둘러싸고 일부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갈수록 금연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강력한 발암원인으로 지적된 흡연은 이제 설자리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서울 고법이 처음으로 폐암과 흡연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은 뒤늦었지만 진일보한 판단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법원이 그동안 지나치게 소극적이어서 흡연과 폐암의 역학적 인과관계조차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항소심에서 피고인 KT&G의 불법행위가 인정되지 않아 원고인 폐암환자측이 패소했지만 지난해 법제처장에서 물러난 이석연 변호사가 며칠 전 상고심에서 환자측의 무료변론에 나서기로 하는 등 흡연에 대한 전방위적 공세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담배산업은 두 얼굴을 하고 있다. 국가 경제의 한 축으로 막대한 재정수입원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생명을 위협하고 질병을 유발해 엄청난 비용을 먹는 낭비요인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도 이제 금연을 복지의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한 만큼 정부당국은 담배값의 62%가 세금 부담금이어서 가만히 앉아 막대한 재정수입을 올린다는 안이한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이다. 보건소의 금연클리닉 설치, 금연 상담, 치료지원 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강력한 흡연규제책은 담배값 인상이다.

담배값은 흡연율과 상관관계가 깊다. 그런데 우리나라 담배값은 선진국에 비해 너무 낮다. ‘담배값 햄버거론’에 비추어도 그렇다. 국제적으로 담배값은 햄버거 한 개 값과 비슷하다는 게 하나의 기준이다. 국내 담배값은 그보다 싸다.

낮은 가격은 담배 접근성을 쉽게 한다. 특히 청소년은 성인보다 담배값 인상에 2~3배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청소년 건강을 위해서도 담배값 인상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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