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도 기억이라고 하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데, 뇌과학적 측면에서 ‘기억’은 몇 가지로 분류됩니다.
우선 말로써 표현할 수 있는 기억(서술적 기억이라고 함)입니다. 이것은 예를 들어 ‘30세 때 유럽을 여행하였다’는 것처럼 에피소드에 관련된 기억입니다. 또한, 한자를 외우는 것도 서술적 기억입니다.
이 기억은 처음에는 기억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억(비서술적 기억, 혹은 절차기억이라고 함)입니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타는 법이나 수영과 같이 ‘기술을 몸으로 기억하는’ 것이 비서술적 기억인데, 이는 한 번 기억하면 쉽사리 잊는 일이 없습니다.
서술적 기억과 비서술적 기억은 기억되는 뇌의 장소가 다릅니다. 서술적 기억에서는 해마가 큰 역할을 차지합니다.
주변의 다양한 에피소드나 학습한 것은 새로운 기억으로써 해마 속에 일단 쌓입니다. 그 후 오래된 기억으로써 대뇌피질에 저장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만약 해마에 이상이 생기면 과거에 경험한 일은 기억하지만 새로운 일은 금방 잊어버리게 됩니다. 알츠하이머병에서는 가장 먼저 해마에 이상이 발생하기 까닭에 초기 증상이 건망증으로 시작되는 것입니다.
해마는 기억을 위한 매우 중요한 장소이지만, 뇌에서 가장 파괴되기 쉬운 부위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만약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면 가장 먼저 해마가 죽습니다.
또한, 오랜 시간 동안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해마가 파괴되어 버리는 성질이 있는데, 이를 PTSD(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라고 합니다. 사린 사건(1995년에 일어난 옴진리교의 지하철 독가스 사건으로 사린을 이용함)의 피해자나 한신․아와지 대지진의 피해자에게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한편, 비서술적 기억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것은 대뇌기저핵이라고 하는 뇌의 깊은 곳에 위치한 부위와 후두부에 있는 소뇌입니다. 대뇌기저핵은 몸의 근육을 움직이는 대략적인 움직임의 기억을, 소뇌는 근육의 세밀한 움직임 조정의 기억에 관계합니다.
즉 대뇌기저핵과 소뇌의 뉴런 네트워크가 몸의 움직임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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