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정복이 멀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혈액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 중 한 명인 독일 베를린 의과대학 혈액종양학과의 필립 루 꾸뜨레(Philipp le Coutre)박사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제48차 대한혈액학회 추계학술대회 및 총회에서 글리벡 저항성 및 불내성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차세대 백혈병 치료제 ‘타시그나(성분명 닐로티닙)’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글리벡은 1000명이 넘는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5년 이상 진행된 최대 규모의 임상연구를 통해 5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입증된 기적의 치료제”라며 “그러나 글리벡 복용 환자의 약 10% 미만은 글리벡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반면 타시그나는 이러한 글리벡 저항성 및 불내성 환자에게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보여 글리벡과 함께 향후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어 “타시그나와 같은 신약의 등장과 암과 관련된 많은 연구들이 계속해서 놀랄만한 발전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백혈병 정복에 계속 가까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바티스사에 따르면 타시그나는 글리벡에 저항성 및 불내성을 보이는 일부 환자들을 위해 개발된 치료제로, 글리벡과 마찬가지로 암 단백질에 결합하여 암세포가 증식하는데 필요한 신호전달을 차단하되 글리벡이 결합할 수 없는 변형된 표적 단백질에도 결합해 글리벡 저항성 및 불내성을 보이는 환자에게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실제로 타시그나는 글리벡 저항성과 관련 있는 암 단백질 33개 변이체 중 32가지를 억제한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글리벡에 저항성과 불내성을 보이는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4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에 따르면, 타시그나는 만성기 환자의 71%, 가속기 환자의 44%에서 백혈구 수를 정상화시켰다. 또한 만성기 환자의 42%, 가속기 환자의 31%에서 필라델피아 염색체가 감소되거나 제거되었다.
타시그나는 지난 7월 말 스위스에서 최초로 승인 받은 데 이어 지난 달 26일에는 국내에서도 시판허가를 받아 내년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또한 지난 달 말 美 FDA의 승인에 최근에는 유럽연합(EU)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유럽 내 타시그나 승인을 권유받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