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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가격을 정한다는 것은 세계적인 CEO라 하더라도 결정하기 힘들고 어려워하는 핵심 전략 중 하나입니다. 성공적인 가격정책은 기업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지만 잘못된 가격정책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깊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적합한 가격을 정하기 위해 기업에서는 수많은 조사와 시뮬레이션을 하지만 의료계, 특히 비급여 부분에 속한 병원에서는 주먹구구식의 가격(수가)정책을 운영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병원에서 실시하는 일반적인 가격(수가)정책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원가중심’ 가격책정법입니다.
말 그대로 원가가 얼마이니까 얼마의 마진을 붙이겠다는 것입니다. 의료계에는 이런 기준으로 정하는 가격 정책이 실제로 꽤 많은 편입니다. 참 쉽고, 손해 볼 일 별로 없는 가격책정법입니다. 하지만 가격구조 파악이 쉽고 경쟁이 심할 때에는 울며 겨자먹기로 원가 이하로 팔아야 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둘째, ‘경쟁대비’ 가격책정법입니다.
주변 병원들이 얼마에 하니까 우리는 얼마에 하자. 많은 병원들이 비급여 항목에서 이러한 방법으로 수가를 책정합니다. [주변 병원 수가X 0.8~1.2배]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고객 입장에서는 20% 이내의 가격편차는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인지되므로 가격에 대한 차별화를 하고 싶다면 25% 이상의 차이가 나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병원의 시술은 그 시술을 행하는 의사의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품과는 엄연히 다릅니다. 하지만 최근 병원들 스스로 ‘임플란트는 얼마’라는 마케팅으로 의료서비스를 일반상품과 동일시하면서 가격 외에는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가격 책정법은 바로 ‘인지 가치 중심’의 가격책정법입니다. 말 그대로 환자고객이 의사와 병원을 어떤 가치로 인지하느냐에 따라 가격을 책정하는 것입니다.
사례를 하나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아는 개원 6년차 K원장님이 있습니다. 개원 3년차까지는 ‘원가중심’과 ‘경쟁대비’ 가격정책으로 수가를 조정하여 큰 어려움 없이 경영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인근에 대형치과와 저수가치과의 출현으로 인해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쟁대비’ 가격정책만 실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경쟁대비’ 가격정책의 최대 무기는 무조건 주변보다 경쟁력 있는 수가를 형성하는 거라고 판단하여 수가를 낮추었다고 합니다.
K원장님은 늘어나는 진료로 몸은 더 힘들겠지만 환자고객들이 고맙게 여기고 소개환자도 늘어날 것이라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그럼 환자고객들의 반응은 어떠했을까요? K원장님의 생각대로 되었을까요?
결과는 그 반대였습니다. 오히려 전보다 가격할인요구가 더 늘었다고 합니다. 환자고객이 인지하고 있는 평균수가는 해당지역을 떠나 본인이 들었던 최저 수가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K원장님이 내린 결론은 ‘경쟁대비’ 가격정책은 제로섬게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K원장님은 ‘인지가치’ 가격정책으로 전환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주변치과보다 25% 정도 높게 수가를 책정했습니다.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주변병원과 20% 내의 수가차이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일반적인 환자고객들은 객관적으로 인정하는 차별화 요소가 없이 주변병원과 30% 이상 수가차이가 나면 고민하지 않고 떠납니다. 그러나 고민할 수 있는 범주에서는 그 차이로 인해 본인이 받는 혜택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또한 정확한 정보를 주기를 원합니다.
‘경쟁대비’ 가격정책에서의 상담은 치료 재료와 치료 전후 중심의 짧은 상담패턴을 갖지만 ‘인지가치’ 가격정책에서의 상담은 환자고객을 치료하는 원장님이 “어떤 의사인지?” 그리고 “기존 환자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진료했는지?”에 대한 상담패턴으로 바뀌게 됩니다.
물론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지금은 안정적인 진료매출과 꾸준한 소개창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K원장님은 “특별한 노하우는 없지만 어떻게 하면 나와 병원을 잘 알리느냐에 많은 고민을 하고 고민한 결과를 과감하게 상담에 적용한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으십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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