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2차 상봉단 남측단장을 맡았던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 겸 대한적십자사 부총재가 상봉행사를 하루 앞두고 ‘성희롱 발언’을 한 것은 참으로 민망한 일이다.
경회장은 최근 이산가족 2차 상봉(3~5일) 행사를 앞두고 강원도 속초의 한 음식점 만찬에서 "요즘 뜨는 건배사중 '오바마'가 있다. '오바마'는 '오빠, 바라만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라는 뜻이다"라며 이를 건배사로 외쳤다.
그는 이어진 다른 대화 도중에도 "여자는 예쁘기만 하면 되지 뭐"라며 여성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고 한다.
이 자리가 어떤 자리인가. 60년 만에 해후하는 남북 이산가족이 아픔을 가누지 못해 설움을 토해내는 자리가 아닌가. 그런 자리에서 남측단장이라는 자가 엄숙하고 경건하기는커녕,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것은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어렵다. 평소 자신이 드나들던 룸싸롱에서의 습관적 농담이 튀어나온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주위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한 조크였다면 너무 치졸한 조크였고, 진짜 여성을 비하하려고 했다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경회장은 물의가 일자 "한 식구로 같이 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식사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잡기 위해 그런 건배사를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개석상에서 우리와 가까운 혈맹관계에 있는 대통령의 이름을 빌어서 사용했다는 점도 문제다. 사석에서야 무슨 말이든 못하겠는가. 그러나 이는 공개된 자리다.
우리는 최근 사회지도급 인사들의 성희롱 추문을 너무 자주 본다. 얼마 전에도 모 국회의원의 성적 발언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8일에는 경찰이 피해자에게 "엉덩이를 대주면 어떠냐"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우리 귀를 의심케했다.
경회장은 지난 5월 업무상 횡령 및 배임혐의로 고발당한 일도 있다. 당시 전국의사총연합회가 업무상 횡령 및 배임혐의로 고발했던 것이다.
의사협회 회장이 검찰에 고발조치된 것은 장동익 전 의사협회장이 의사협회 자금 횡령 및 국회의원 불법 후원금 기부 등의 혐의로 고발된 이후 두 번째였다.
자중해야 할 인사가 이런 식의 물의를 일으킨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인격이나 국격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자강불식하여 갈고 닦을 때 높아지는 것이다.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