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손이 저리는 이유에 대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손목 인대가 신경을 눌러 생기는 손목터널 증후군 때문이다. 저리는 현상으로 생활의 불편함을 자주 느낀다면 수술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손저림증은 손목 인대를 절개하는 간단한 수술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 밤이면 더욱 심해지는 손저림증
충북 청주에서 식당을 운영중인 김숙자(여·55·가명)씨는 6개월 전부터 양 손가락과 손바닥이 저리고 아프더니 최근엔 손가락 끝 마디의 감각마저 둔해져 일하는 것이 힘들었다. 더군다나 손저림 증상은 밤이면 더 심해져 잠에 들었다 깨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이때마다 손을 흔들거나 털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사라져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날씨가 쌀쌀해지자 증상은 더욱 자주, 강하게 나타났다. 심지어는 전화를 받는 것도, 식사 때 젓가락질을 하는 것도, 옷을 입을 때 단추를 채우는 것도 힘들었다. 이에 병원을 찾아왔다.
진단 결과 그녀의 증상은 손목터널 증후군으로 밝혀졌다. 이에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에 들어갔고 손목터널을 덮고 있던 손목 인대를 절개하는 것으로 치료할 수 있었다.
◆ 손저림증의 발생 원인
손목에는 뼈와 인대가 있고 그 안에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 손가락 감각을 주관하는 정중신경이 통과하는 작은 터널이 있다.
손저림증은 손목 인대가 부어 손목터널 안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정중신경이 눌려 생기는 것으로 단기간에 걸쳐 발생한 것이라기보다는 오랜 시간동안 축적된 결과로 인해 나타난다.
보통 남성보다 여성이 5배 정도 발생할 확률이 높으며 특히 가사노동으로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40∼60대 여성 환자가 많은 편이다.
◆ 손저림증의 증상
손이 타는 통증이 있거나 무감각한 경험을 겪은 적이 있다면 의심해볼 만하다. 손저림증의 주요 증상 중 하나이기 때문. 통증이 있어 손을 털거나 주무르면 증세가 가라앉고 아침이 되면 손이 많이 부으며 손가락이 뻣뻣한 경우 손목터널 증후군일 확률은 더욱 높다.
반복적으로 손목을 사용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거나 주방일을 많이 하는 여성 등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무거운 짐을 많이 드는 등 손목을 무리하게 쓰는 경우도 손저림 증상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 손저림증의 치료
증세가 가볍다면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보존적 치료에는 약물요법과 손목을 고정하는 방법 등이 있다. 그러나 이로도 효과를 볼 수 없을 만큼 심각한 환자에게는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손목인대를 절개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특히 증세가 오랜 시간 지속된 환자 또는 손가락의 감각이 둔하고 무지구군(손바닥의 두툼한 근육) 위축으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환자는 수술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근래에는 손목부위를 절개해 수술하는 개방형 수술법보다 내시경을 이용한 손목 인대 절개술을 많이 시행한다. 절개부위를 최소로 하는 장점이 있어서다.
◆ 내시경을 이용한 손목 인대 절개술
손저림증 내시경 수술은 손목 부위를 절개한 후 내시경을 삽입해 시술하는 방식으로 수술 과정이 비교적 간단하다. 수술시간은 10분 이내며 절개부위가 1cm밖에 되지 않아 통증이 적으며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 또 손목 주름 방향에 맞춰 절개해 흉터가 거의 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환자는 수술 당일 퇴원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자유롭게 손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1주일 동안은 무리한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내시경을 이용해 정확성이 높고 합병증으로 인한 수술후유증이 없다는 것도 이 수술법의 장점 중 하나다. <한림대의대 강동성심병원 신경외과 교수>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