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지난 주말 2008년 9월부터 모든 12~13세 여학생들이 자궁암을 유발하는 인체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을 의무적으로 맞아야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가다실’의 머크와 ‘서바릭스’의 GSK간 한판대결이 불가피해 졌다.
영국 정부는 이 같은 프로그램에 약 1억 파운드(18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어 이 시장을 놓고 양사가 이미 대규모 로비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시장을 선점하기위해 순회 런칭 심포지엄을 개최하는가하면 정부 관리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사의 싸움은 우리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 드는 네거티브 공세가 될 것이라는 게 관측자들의 예상이다.
실제로 한국MSD(머크)와 한국GSK가 지난 여름, 서로 자사의 HPV 예방백신이 더 우수하다며 선전 공세를 펼쳐 눈총을 받은 바 있다.
한국GSK는 지난 9월 자궁경부암 분야의 권위자인 미국의 다이안 하퍼 교수를 통해 "가다실은 접종 2년 후 18형의 항체가가 낮아졌는데 이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바릭스가 가다실보다 면역수준이 뛰어나다"며 공세를 펼쳤다.
그러자 한국MSD가 발끈하여 "서바릭스에 불리한 내용을 상당수 확보하고 있으나 상대방을 흠집내는 발언은 본사 차원에서 금지하고 있어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GSK를 다국적의약산업협회에 공정거래위반으로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자궁경부암 백신 전문가 제라드 웨인 박사는 가다실은 HPV로 인한 질병을 100% 예방하는데 반해 서바릭스는 90.4%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가다실은 이미 지난 5월 WHO로부터 사전입찰자격심사 약물로 승인받은데다 미국에서도 승인돼 서바릭스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반면 GSK는 최근 사전입찰자격심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에서도 아직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다실이 유일하게 시판 승인을 받아 지난 지난 9월 초순부터 접종이 시작되면서 서바릭스를 따돌리고 있다. 서바릭스의 국내 시판은 내년 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양사의 영국시장 싸움은 피할 수 없는 일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인 GSK 입장에서는 사활을 건 싸움이다. 영국시장 마저 빼앗긴다면 돌이킬 수 없는 패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반디아'의 판매부진으로 인원감축등 구조조정에 들어간 GSK에게는 '엎친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