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는 뇌경색과 상관없다?
알츠하이머는 뇌경색과 상관없다?
  • 조수진 교수
  • admin@hkn24.com
  • 승인 2007.10.25 1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조수진 교수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뇌졸중이나 뇌경색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알츠하이머 환자 중 3분의 1이상에서 뇌경색 등 혈관성 질환이 동반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1989년~2005년 컬럼비아 알츠하이머질병 연구소(ADRC)에서 알츠하이머로 진단된 1001명의 신경심리학적 검사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결과 순수한 알츠하이머가 아닌 뇌경색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3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26일 미국 뉴욕과학아카데미에서 개최된 ‘제5회 한림-뉴욕프레스비테리안-컬럼비아-코넬 심포지엄’에서 발표된다.

◆ 알츠하이머환자 35%가 뇌경색 동반=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전체 치매의 80~90%를 차지할 만큼 대표적인 질환이다.  이중 많은 경우가 두 가지를 한꺼번에 가지고 있는 ‘혼합성 치매’라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과거에는 의료계에서조차 이 두 종류의 치매가 각각 원인이나 증상, 발병양상도 완전히 다른 질환으로 여겨져, 두 질환의 감별진단에 우선 방점이 찍혀있었다.

그러나 의료기술의 발달과 함께, 알츠하이머 환자의 3분의 1정도에서 혈관성 치매가 함께 발견될 뿐 아니라 혈관성 치매로 진단된 환자의 경우에도 대부분이 알츠하이머 병리 소견이 관찰되었다. 또 순수한 혈관성 치매 환자의 비율은 매우 낮다는 사실이 이미 의료계의 정설로 자리 잡았다.

이번 연구는 컬럼비아 알츠하이머질병 연구소(ADRC)에서 16년 동안 알츠하이머로 진단된 1001명의 신경심리학적 검사를 비교, 분석하여 그 내용을 임상적으로 확인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연구에서는 1001명 중 65.4%인 654명만이 뇌경색 증상이 없는 순수 알츠하이머였으며, 외적인 증상이 없이 MRI상에서만 뇌경색을 보이는 경우가 24%, 과거에 뇌경색 경력이 있었던 경우가 10.7%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 환자에 뇌경색이 부정적 영향=혼합성 치매는 순수 알츠하이머나 혈관성 치매와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해 볼 때, 더 예후가 나쁘다. 

치매란, 이미 정상 수준으로 발달한 지적 기능이 뇌의 기질적 병 때문에 일상생활이나 대인 관계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일컫는다.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는 알츠하이머는 인지와 기억을 담당하는 측두엽 부위의 신경세포가 노화로 인해 변성과 손실을 일으켜 인지기능장애를 가져오는 질환이며, 혈관성 치매는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들이 뇌경색으로 막히거나 좁아져 조직의 변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미 알츠하이머를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뇌혈관질환이 발생할 경우 뇌경색은 신경전달 통로를 차단함으로써 인지장애를 발생시키는데, 이러한 인지기능 장애는 본래 가지고 있던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인지기능장애와 병합되어 동반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즉, 뇌경색은 알츠하이머의 소견이 경미한 환자의 임상적인 치매 발현시기를 앞당기거나 추가적인 인지기능장애가 나타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뇌경색과 알츠하이머를 함께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 순수하게 알츠하이머만을 가지고 있는 환자보다 특히 언어능력 및 생각속도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그러나 바꾸어 생각하면, 이는 곧 뇌혈관질환의 적극적인 예방이 알츠하이머의 발현시기를 늦추고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말에 다름 아닐 것이다.

◆뇌혈관질환 예방이 곧 알츠하이머 예방=대체로 뇌혈관성 치매는 흔히 심장병이나 고혈압, 동맥 경화 등을 원인으로 하고, 뇌경색 등의 발작이 계기가 되어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발병의 인과 관계가 알려져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는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하다.

원인이 되는 뇌혈관 장애에 대한 치료법도 점점 진보되어 앞으로 더욱 감소 경향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계기가 되는 발작도 없고 원인이 불분명하여 예방 치료의 방법이 없는 걸로 알려져 있으며 다만 최근 나온 약들로 질환의 진행을 다소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적절하게 혈압을 조절하고, 뇌혈관의 사소한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이며 관리한다면, 뇌혈관 질환은 물론 알츠하이머성 치매까지도 사전에 부분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뇌혈관 치료를 받으면 예방이 가능하며 뇌졸중 초기치료만 잘해도 그 진행을 현저하게 늦출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제까지는 뇌혈관성 치매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가족 중에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은 사람이 있다면 미리미리 예방하고 조심하는 것이 좋다.

[조수진 교수(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신경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