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질병관리본부가 영유아의 A형간염 백신 접종을 위한 내년도 예산확보에 실패한 것과 관련, 큰 곤욕을 치렀다. 예산 삭감은 기획재정부가 한 것이지만, 대신 혼쭐이 났다.
저출산고령화로 출산을 장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유아 백신접종조차 제대로 지원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크다는 지적에 여야가 따로없었다.
8일 질병관리본부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최경희 의원은 "A형 간염이 항체가 없는 20~30대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비용 대비 편익이 큰 영유아 A형 간염백신의 필수접종이 필요하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이 "A형 간염을 영유아에게 접종하는데 매년 63억원의 예산이 소요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예산절감의 효과가 있다"면서도 "관련용역을 실시해 기획재정부에 1차적으로 A형 간염백신의 영유아 예방접종을 신청했으나 우선순위에 밀려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 역시 "지난해 A형 간염으로 많은 사람이 사망하는 등 파문이 컸었다"며 "질병관리본부에서 영유아 A형 간염백신 국가백신화를 위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점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질병관리본부장이 영유아 A형 간염백신 국가백신화를 위한 예산확보를 위해 자리를 걸라는 주문도 나왔다.
한나라당 유재중 의원은 "질병관리본부장이 두리뭉실 넘어가니깐 기획재정부에서 그냥 넘어가는 것 아니냐"며 "비용대비 편익이 크다면 질병관리본부장의 자리를 건다든가 좀 더 강하게 어필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일을 하라고 질병관리본부가 있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 "백신 접종 예산 확보, 민주당이 나서겠다"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A형 백신 등에 대한 예방접종률이 낮다는 행정적인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A형 간염의 선제적 예방을 위해 필요한 예산확보를 위해 민주당이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저출산고령화 대책으로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하면서 예방접종조차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 이유가 뭐냐"며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밝혀놓고서는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자체적으로 분석하기에는 기획재정부에서 A형간염백신 예산보다는 결핵예산 배정이 더 시급하다고 분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최근 국무회의에서 확정 발표된 2011년도 복지부 예산안(33조5000억원)에는 A형 간염환자 증가를 막기 위해 질병관리본부에서 영유아 A형 간염백신의 국가필수예방접종을 위해 요구한 예산 63억원이 포함되지 않았다.
A형 간염은 질환의 특성상 어린시절 감염되면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가지만, 성인이 된 뒤 감염되면 갑작스러운 발열, 근육통, 오심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급성신부전, 췌장염 등이 합병되거나 전격성 간염으로 발전하면 사망까지 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