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유방암 간암 위암 등 각종 암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항암 후보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과 벤처기업 크리스탈지노믹스 공동 연구팀은 14일,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죽이는 항암제 후보물질(물질명 CG200745)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물질은 예비 동물 실험 결과 지난해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은 다국적 제약사인 머크사의 항암제 '졸린자(Zolinza)'보다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암에 걸린 쥐에 '졸린자'의 60% 정도를 3주 동안 지속적으로 주사하자 암 세포의 90%가, 주사량을 10분의 1로 줄였을 때는 암세포의 60%가 죽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에 개발한 CG200745은 암 세포가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가 활동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암을 키우는 혈관 생성을 억제하고, 면역력을 높여 결국 암세포를 죽이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 암을 치료하는 항암제는 기존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어 다국적 제약회사들 사이에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 이정규 이사는 "투약 양을 줄여도 항암 효과가 뛰어난 후보물질"이라며 "한국과 미국 유럽에서 전임상과 임상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임상에 성공하면 5년 뒤에는 이 물질을 시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후보물질 개발은 한국화학연구원에서 합성을, 크리스탈지노믹스에서 후보물질의 설계와 약효 검증, 초기 독성 시험 등을 담당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