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원대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주목을 받았던 오송메디컬시티 조성 사업이 결국 물거품이 되었다는 소식이다.
정우택씨가 충북지사로 있던 지난해 9월 의료민영화 등 의료관광 붐을 타고 청원군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그 주변인 오송KTX 역세권, 오창단지를 의료, 헬스, 교육이 결합한 세계적 복합도시로 개발하고자 닻을 올렸으나 올해 이시종 지사가 부임하면서 그간 타당성 검증 대상에 올라 우여곡절을 겪다 이런 결말이 나게 된 것이다.
이 사업 제안자인 BMC의 우종식 사장은 충북도가 사업을 추진하려는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본 듯하다. 그는 “의지가 후퇴했다고 보진 않지만 더는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구조가 됐다”고 말하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사업 포기의 직접적 원인은 적극 도와주어도 사업성공이 그리 쉽지 않은 상태임에도 이시종 지사의 부정적인 입장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메디컬시티 시설 중 미국 의료관광객 유치가 목표인 헬스케어타운이 충북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지연되어 병원설립 일정 등에 차질이 생긴 점에서도 드러난다. 여기다 오창 아카데미타운은 부지 소유자인 충북대가 자체 사업으로 추진하려 함에 따라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오송메디컬시티 사업의 핵심은 미국 의료고객 유치였다. 때문에 건보개혁안이 법제화하면 신규 건보 가입 대상자를 수용할 미국 내 병원과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보고 이들 의료수요를 오송에 흡수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오송메디컬시티는 외국인, 특히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한국인 진료를 목적으로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추진 중인 미국 존스 홉킨스병원과 서울대병원의 송도국제병원과는 또 다른 프로젝트다.
오송단지에 입주가 예정된 기업 중에는 CJ, 신풍제약, 안국약품, 삼진제약, 메디톡스, 서울제약, 한올제약, 현대약품, LG생명과학, 코미팜, 한화석화, 메타바이오메드, 샘표식품, 서흥캅셀 등 모두 60개가 있으며 외국인투자지역에도 티슈진, 아반티 나노사이언스 등 4개 기업이 충북도와 MOU를 체결하고 입주를 준비 중이었다고 한다.
첨복단지가 조성될 오송생명과학단지는 지난 1997년 국가산업단지 지정과 충북도의 단지 면적(463만2000㎡)조정 절차를 거쳐 한국토지공사 충북본부가 충북 청원군 강외면 일원에 생산시설, 연구시설, 학교, 상업시설, 주거, 공공시설에 대한 기반공사를 이미 지난해 10월 마무리한 상태다.
지난해 토지공사는 오송단지 전체 면적 가운데 산업시설용지(공장부지 236만㎡)에 대한 분양을 대부분 마쳤다. 그간 마이애미대와 에모리대 병원장 등이 관심을 보여 기대감에 부풀었었다.
또 하버드 의대의 18개 협력병원 연합체인 파트너스 헬스케어(PHS)와 특수목적학교인 마그넷스쿨을 운영하는 코네티컷주 교육위원회(CREC) 등과도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렇게 활발하게 진행되던 사업이 지사가 바뀌자 없던 일이 돼 버렸다. 그간의 노력과 퍼부은 자금은 누가 책임지나. 이번 사업 취소로 오송 인근 부동산은 또 다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용산역세권 개발 취소 움직임으로 인해 인근 부동산가격이 된서리를 맞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국책사업이든 지자체 사업이든 사업에 일관성이 있어야 하며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단체장이 바뀌면 이전에 추진했던 일을 뒤집는 경우가 잦아 주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 지자체는 타당성 검토없이 무분별한 개발 공약으로 혈세를 낭비하는 일이 없기 바란다.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