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직원 300여명이 11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수석무역(동아제약 계열회사)을 항의 방문했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로 있는 강문석 이사(동아제약 강신호 회장 차남)을 만나기 위해서다.
수석무역측은 경찰에 보호를 요청했다.
이들은 주로 동아제약발전위원회 소속 직원들로 동아제약 현 경영진을 지지하고 있다.
참가 직원들은 집회에서 '부실경영 앞장서온 강문석 이사는 물러가라'는 등 9개항에 걸친 구호제창, 결의문 낭독 등을 진행했다.
직원들은 특히 강 이사가 직접 나와 직원들 앞에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으나 '강 이사가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는 수석무역 측의 해명을 듣고 결의문을 출입구에 놓아 두었으며 서신과 함께 효자들의 전기를 엮은 '효행록'도 전달했다.
이날 집회는 오전 11시에 시작, 30여분간 진행됐으며, 수석무역측에서 무반응으로 일관, 별 마찰없이 끝났다.
수석무역측은 "10일 저녁부터 동아제약 측에서 항의방문하겠다는 연락이 많이 왔었다" 며 "직원들의 자발적인 모임이 아니라 회사측의 동원령이다. 이게 말이나 되느냐. 이것이 현 경영진의 수준이다"고 비난했다.
[동아제약 직원들이 보낸 서신 전문]
강문석 이사에게
지난 3월 합의에 다소나마 안심했던 우리 직원들 지금 마음이 위태위태하며 생계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
외파에 상처받으며 자존심도 상합니다. 강문석 이사의 아버님이신 회장님이 연로한 연세에 수심에 잠겨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부모를 공양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지금 강문석 이사가 보여주는 행동은 이러한 선인들의 깨달음과 선례를 무색하게 합니다.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지는 못할지언정, 자식으로서의 기본적인 도리 조차 거스르는 불효는 이제 그만하기 바랍니다.
또한 좋은 실적을 내며 회사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는 직원들을 격려해주고 동아제약의 발전을 성원해 줄 수는 없습니까?
동아제약 이사로서 일익을 담당하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하실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부모도 형제도 그리고 함께 일했던 우리 동아제약 가족에게마저 모두 등돌리고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끊임없이 동아제약을 노리는 세력과 손을 잡고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입니까.
진정 동아제약을 생각하고 위하는 길이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주길 바랍니다.
2007. 10. 11 동아제약 직원·노동조합 일동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