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프로라이프의사회가 시작한 낙태 근절 움직임이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오면서 국내에서 낙태수술을 받기가 힘들어지자 중국 등 가격이 싸고 쉽게 수술할 수 있는 원정 낙태가 크게 늘고 있는 것.
지난 19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는 그간 소문으로만 떠돌던 원정 낙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방송은 원정낙태 브로커들이 활개치는 모습을 생생히 보여줬는데, 임신한 여성들이 이들 브로커들의 소개로 베이징 등의 산부인과을 찾아 가는 모습을 필두로 접근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브로커들은 일종의 신종 여행사 노릇을 하는 듯 항공비와 숙박비, 병원비 등을 포함한 2박3일 원정 수술 상품을 내놓고 130만원 정도를 받고 있었다.
이들은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이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 쪽지나 이메일을 보내 접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정낙태 문제는 우리 사회가 스스로 일으켰다. 지난 2월 프로라이프의사회가 불법낙태 산부인과를 고발한 이후 산부인과들은 자연 낙태 시술을 꺼리게 됐고 설사 수술을 한다 하더라도 수술비가 500만원까지 치솟아 있어 수술을 원하는 여성들의 짐은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임신 여성들이 피치 못할 사정이나 원치 않는 임신으로 수술을 해야 할 절박한 상황에 처해질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무작정 아이를 낳고 나면 이 여성에게 돌아오는 멍에와 부양책임은 향후 일생에 큰 부담으로 남게 된다. 일순간의 실수로 인한 후유증이 너무나 크다.
이제 이 문제를 다시 공론화시켜 신중한 접근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프랑스에서 벌어진 브루카나 니캅 착용 금지법에서의 찬반논쟁도 참고가 될 수 있겠다. 여기에서도 논쟁의 초점은 여성의 자유를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반대의견과, 다문화 사회의 프랑스 정신에 반한다는 찬성의견이 있으므로 참고해 보면 절충안이 나올 것이다.
프로라이프의사회는 불법낙태 병·의원들에 대한 2차 고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한쪽의 일방통행식 주장은 예상치 못한 피해를 가져온다. 우리 사회는 아직 이런 임신여성들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았다. 무조건 낙태를 금지하기보다는 숨통을 트여주는 것이 보다 깊은 배려라 할 수 있겠다.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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