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하는 여성, 어떤 암에 걸리나?
흡연하는 여성, 어떤 암에 걸리나?
  • 서홍관 교수
  • admin@hkn24.com
  • 승인 2010.05.28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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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이 해로운 정도는 여성이라 해서 남성과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여성들은 흡연시작 연령이나 흡연량에 있어서 남성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이 차이가 질병 발생 위험 정도에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여성은 생식, 분만, 출산 과정에서 남성과 달리 특별한 해로움이 있을 수 있으며 여성 호르몬에 의해서도 부분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 여성흡연이 암에 미치는 영향

1995년에는 선진국 여성에 있어서 14%의 암이 흡연에 기인한 것으로 추산되었다. 흡연하는 여성은 폐암, 구강암, 후두암, 식도암, 인두암, 방광암, 췌장암, 신장암, 자궁암 등이 증가한다. 1990년을 기준으로 전세계적으로 여성이 걸리는 암의 10%는 흡연 때문에 발생한다.

폐암은 20세기 초에는 매우 드문 암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주요 암이 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폐암은 암 사망 순위에서 남녀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EU 1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5-64세 여성에서 1950-1959년 사이에 폐암 사망은 10만명당 7.7명이었는데 1990-1994년에는 14.3으로 약 두배 증가했다. 20세기 초에 흡연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선진국에서는 여성 폐암의 90%가 흡연 때문에 발생한다. American Cancer Society의 Cancer Prevention Study II(CPS II)에서는 30세 이상 여성 67만 6000명을 1982-1988년 동안 조사했는데, 흡연 여성은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12배 높았다.  이를 흡연량으로 나누어 보면 1-9개비를 피는 사람은 3.9배였고, 40개비 피는 사람은 19.3배였다.

◆ 여성흡연이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

여성이 흡연하면 심혈관 질환, 허혈성 뇌졸중, 지주막하 출혈이 더 많이 발생한다. 1982-1986년의 American Cancer Society의 CPS II에 의하면 35-64세 여성에서 관상동맥 질환의 상대위험비는 3.0(95% CI: 2.5, 3.6)이었으며 65세 이상은 1.6(95% CI: 1.4, 1.8)이었다.

Nurses Health Study에서는 흡연여성은 15세 이전 흡연을 시작한 사람은 평생비흡연자와 비교했을 때 관상동맥질환의 상대위험비가 9.3((95%CI:5.3, 16/2)이었다.

또한 피임약을 먹는 여성의 경우 흡연을 하면 더 위험하였다. 초기 연구들은 피임약을 먹으면서 흡연량이 과도한 여성은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고, 흡연도 하지 않는 여성에 비해 폐암 발생이 20-40배까지 높아지는 것이 보고되었다.

최근 피임약의 용량이 낮아지면서 상대위험비는 낮아지긴 하였으나 여전히 위험하다. 1989년에 발표된 메타분석에 의하면 흡연여성의 뇌졸중 상대위험비는 1.72(95% CI: 1.59, 1.86)였다. 65세 이하에서는 55%의 뇌혈관질환이 흡연에 의해 발생하였다.

◆ 여성흡연이 COPD(만성폐쇄성폐질환)에 미치는 영향

흡연하는 여성은 COPD에 걸리거나 이로 인해 사망하는 위험이 높았다. American Cancer Society의 CPS II 연구에 의하면 흡연여성의 COPD 상대위험비는 12.8(95%CI 10.4, 15.9)이었다. COPD 환자에서 약 90%는 흡연에 기인한 것으로 추산되었다. 

◆ 여성흡연이 임신, 분만, 태아와 생식에 미치는 영향

1. 수정 능력 (Fertility)
흡연이 수정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한 연구에서는 피임약을 끊은 뒤 5년 후까지도 불임인 비율이 하루에 한갑 이상 흡연하는 여성은 비흡연자에 비해 2배나 됨을 보고했다. 흡연자는 불임의 비율이 비흡연자에 비해 1.6배인 반면 금연자는 1.3배였다. 또한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자궁외임신이 2.2배 높았다.

2. 유산(Abortion)과 주산기 사망과 관련된 문제들
흡연을 하면 자연 유산율이 비흡연 산모에 비해 2배 정도 증가된다. 산모의 연령이나 음주에 관계없이 자연유산율이 증가한다.

산모의 흡연은 임신과 관련된 위험들, 즉, 태반박리, 전치태반, 임신중 자궁출혈, 조기양수파열, 조산 등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이로 인해 주산시 사망을 증가시킨다. 주산기란 임신 20주부터 생후 28일까지를 의미하는데, 흡연을 하는 여성에서는 이 시기의 사망률이 증가한다. 이러한 합병증과 이와 관련된 주산기 사망의 위험도는 일반적으로 흡연한 담배개비 수에 따라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태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산모의 흡연은 태아의 성장을 지연시키고, 탄생시의 체중이 평균 200g이 적게 되고, 흡연 임산부는 비흡연자에 비해 저출생체중아의 발생빈도가 1.58배 높았다. 태아사망과 영아사망도 25-50% 증가한다. 임신 첫 3분기에만 흡연을 한 산모는 저체중아를 낳을 확률이 30% 증가하고, 두 번째 3분기까지만 흡연을 한 산모는 70% 증가한다. 태아사망율과 영아사망율을 비교한 결과 흡연자는 사망률이 25-56%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7236명의 산모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흡연한 임산부는 비흡연자에 비해서 조산의 위험도가 1.53배, 경산부인 경우에는 1.88배였으며 흡연양이 많아짐에 따라 위험도 증가하였다.

또한 임산부가 흡연할 경우 태아에서 구순열 및 구개열(cleft lip and palate), 심장 기형, 사지기형 등의 기형아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 여성흡연이 월경에 미치는 영향

흡연여성은 월경통(dysmenorrhea)를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기폐경도 더 경험하게 되는데. 흡연여성은 비흡연여성에 비해 폐경이 1-2년 빨리 경험한다. 조기 폐경은 결국 골다공증 위험으로 이어진다. 775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흡연량에 따른 폐경 연령을 비교한 연구에서 하루 11개비 이상 흡연한 여성이 비흡연 여성에 비해서 폐경이 1.7년 이르게 왔다. 

◆ 여성흡연이 골밀도에 미치는 영향

흡연하는 폐경기 이후의 여성은 골밀도가 낮았으며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높았다. 대퇴골 골절에 대한 연구에서도 흡연여성이 1.2-2.0배로 위험이 높았다. 

◆ 우울증

흡연여성은 우울증에 걸리는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경우에 흡연으로 인해 우울증이 생기는지, 우울증으로 인해 흡연을 하게 된 것인지 아니면 제3의 요인이 공통으로 있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우울증 빈도가 높다. 

◆ 기타 질환

1. 피부
흡연할 때 생기는 일산화탄소는 체내에서 산소를 전달하는 헤모글로빈과의 결합능력이 산소에 비해 약 270배 정도 높기 때문에 산소의 결핍을 초래하게 된다. 산소가 전달되지 않을 경우에 세포의 대사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비타민 C가 파괴되고 조직으로의 영양소 운반 기능이 떨어져 세포의 대사 작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 지고, 피부노화가 촉진되며 죽은깨, 기미 등이 나타난다. 여성흡연자들은 윗입술에 잔주름이 많이 생겨 보기 흉하게 되는데, 이는 담배를 물기 위해 계속 입술 근육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혈관이 수축되면 피부 온도가 낮아져 손발이 차갑게 느껴지는 현상도 생긴다.

2. 치아 및 잇몸
흡연자는 예외 없이 치아가 누렇게 변한다. 또한 흡연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서 잇몸 질환에 걸릴 확률이 4-5배나 더 크다. 골다공증이 있는 여성들 가운데에서도 흡연 여성은 비흡연 여성에 비해 이가 많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3. 복부비만
흡연은 장기적으로는 건강에 해로운 복부형 비만을 초래한다. 흡연이 복부형 비만을 일으키는 기전이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이 교감신경과 비슷하여 체내 지방을 팔다리에서 배로 옮기는 데 관여할 것으로 추정된다. 

◆ 임신 중의 금연

산모가 되기 전에 담배를 끊으면 비흡연자와 같은 체중의 아이를 낳는다. 담배를 초기 3-4개월 임신 시기에 금연을 하면 같은 효과를 본다. 30주에 담배를 끊으면 계속 피운 사람보다는 체중이 증가한다. 연구결과를 보면 체중증가에 대한 흡연의 영향은 주로 임신후반기에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임신중 완전히 금연한다면 주산기 사망의 5%를 예방할 수 있으며, 20%의 저체중아, 8%의 조산을 예방할 수 있다. 임신을 알고 바로 담배를 끊거나, 임신 4개월 전에 담배를 끊으면 비흡연자와 비슷한 수준이 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흡연자의 태아에서는 주산기사망율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여성의 흡연은 남성과 마찬가지로 해롭지만 여성은 분만, 출산, 양육을 책임지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킨다.

여성흡연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흡연예방이며, 흡연을 이미 시작했다면 하루라도 빨리 끊는 것이 최선이다. 우리나라에서 사망원인 1위는 암이고, 2위는 뇌혈관 질환이며, 3위는 심혈관 질환이다.

위 세 가지의 공통점은 흡연이 주요 위험인자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건강한 나라, 건강한 가정, 건강한 개인을 만들기 위해서 흡연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국립암센터 교수>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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