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이사회가 강문석 이사 측이 제시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를 받아들여 경영권을 둘러싼 동아제약의 내분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동아제약은 28일 오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소수주주의 임시주총소집의 건’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사회의 전격적인 결정은 동아제약의 강문석 이사 측이 지난달 23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 신청한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 허가여부가 이달 말 안으로 나올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당한 압박을 받은 때문으로 보인다.
강 이사 측이 제시한 임시주총의 안건은 ‘이사진 교체’이다. 말하자면 강이사측이 동아제약의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동아제약의 향후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고비가 된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동아제약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2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현 경영진 측 이사회 멤버는 김원배 사장, 강정석 부사장, 박찬일 상무 등 3명. 강문석 이사 측 멤버는 강문석 이사, 유충식 이사 등 2명이다. 여기에 강경보 사외이사, 권성원 사외이사가 중립적인 위치에 있다.
강문석 이사 측이 현재 3대2의 이사회 구조를 자신들이 이사회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로 바꾸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강문석 이사 측은 4~5명의 이사후보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주총에서 강문석 이사 측이 추천한 후보들이 이사로 선임될 경우, 강 이사 측은 이사회에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해 경영권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시장은 지금 한미약품을 최대 관심권 안에 두고 있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시장에서 한미약품이 동아제약의 경영권을 넘본다는 소문은 꾸준히 있어 왔다.
동아제약의 주요 주주를 보면, 강문석 이사와 특수관계인은 현재 동아제약의 지분 15.71%를 보유하고 있다. 강정석 부사장 측은 7%내외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EB(7.45%)와 일본오츠카제약 4.7%를 합치면 19%내외를 우호지분으로 확보한 것으로 추측된다. 기관투자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동아제약 보유지분은 7.85%(78만8569주)이다.
지난 22일 한미약품의 동아제약 보유지분은 마침내 7.14%(71만7427주)로 증가했다. 지난 1월 6.27%(61만8942주)에서 0.87%포인트 늘었다. 이 지분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동아제약 보유지분 7.14%에 한미약품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되고 있는 한양정밀의 지분 3.72%(35만9935주, 2006년 12월31일 현재)를 합치면 10%를 넘어서게 된다.(관련기사 참조)
만약 한미측이 강문석 이사측의 손을 들어 준다면 현 경영진은 매우 곤란한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타고 양사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임시주총이 열리게 되면 양진영의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고 M&A로 이어질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한미약품이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매우 궁금해 하는 분위기다. 한미약품의 선택 여하에 따라 제약업계의 매출 1위 기업인 동아제약의 아성이 위협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동아제약 이사진은 임시주총과 관련한 세부사항을 오는 9월6일 이사회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