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할머니의 서거로 우리사회에 가득 찼던 생명존엄에 대한 여러 논란이 불식되기 바란다. 김할머니는 의도하지 못했던 일이었지만 그녀의 생사에 대한 관심은 대법원 판결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존엄사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이후에도 200여일 동안 살아 있어 이를 둘러싼 혼란이 가중됐다.
법조계와 의료계에서 환자의 상태와 대법원의 판결을 두고 자신의 주장을 앞세웠다. 법원은 존엄사를 인간에 대한 엄중한 권리로 보았으나 병원은 의학적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세브란스 병원은 김할머니가 인공호흡기만 제거한 상태에서 산소와 영향, 항생제 공급을 계속해왔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존엄사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사실 죽음을 눈앞에 둔 회생 불가능한 환자의 상태를 어디까지 보느냐하는 문제는 아무리 과학과 의술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매우 어렵다.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지해달라는 환자와 가족들의 요구도 십분 이해가 되는 일이고 병원의 의학적 소견과 종교계의 생명존엄 윤리 정신도 타당성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사사건건 서로 충돌만 일으켜서는 안 되며 이제 우리는 차분해져야 한다. 보다 냉철하고 객관적이며 보편타당한 원리에 입각해서 환자 및 가족들의 요구와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을 상호보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등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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