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 환자들을 위해 간병 비용을 지원해주는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 사업을 위해 예산 34억 원을 배정했다가 신규 사업 삭감 방침에 따라 취소해 버린 것.
이 사업의 취지는 가족이 중병에 걸리면 간병을 위해 일을 그만두거나 간병인을 둬야 하는사람들을 도우기 위한 것이다.
저출산 시대 도래로 아픈 부모를 돌 볼 자녀들이 줄어들고 있어 향후 사회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도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2007년도 4개 병원에서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을 실시했으며 병원과 환자 모두 정책 만족도가 매우 높은 사업으로 평가 받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예산 삭감조치는 그런 좋은 취지가 무색하게 돼 버렸다.
미국이나 EU등 선진국들에서는 환자 가족이 상주하면서 간병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워낙 가족 간 유대관계가 끈끈하고 유교적 가치규범 속에서 살아오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스런 현상으로 정착되어 있다.
간병인 제도는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병실에 보호자(가족)가 많으면 복잡해지고 환경도 나빠진다. 이러다 보니 의사의 진료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고 병원 내 감염등 여러 문제가 유발될 수도 있다.
물론 간병인 제도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전문성이나 책임성, 친절도 등 여러 문제들이 있으나 장점이 더 많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간병인을 쓰면 하루에 6만원, 한 달이면 180만원으로 올 3분기 전국 가구당 월평균 소득 345만6000원의 50%를 뛰어 넘는다. 실제 대부분 중하위층 가구 소득이 200만원이하 임을 감안하면 간병인을 두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이런 이유 등으로 우리나라는 대부분 가족이나 친지들이 간병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하루 벌어 먹고 사는 저소득 취약계층이나 돌봐 줄 가족이나 친지들이 적은 사람, 독신자등은 무력상태에 빠지게 된다.
한 조사에 의하면 여성이 가장 노릇을 하며 환자를 돌보는 가정의 경우, 6개월 내 40% 여성이 퇴직하고 1년 정도 지나면 70% 에 이른다고 한다.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저소득층이 많이 이용하는 공공병원부터라도 조속히 제도를 시행해야한다. 특히 여성이 가장인 가정부터 국가가 간병인을 지원해 줌으로써 환자가족이 희망을 안고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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