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자도 건강보험료는 오른다 [사설]
실직자도 건강보험료는 오른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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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1.27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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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내년도 건강보험료가 평균 4.9% 오른다. 노인장기요양보험료도 덩달아 올라 서민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가계 살림이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보험료를 이처럼 올려도 되는지 의문스럽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보험료 인상에 대한 서민들의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아픈 사람 뺨때리는 식이다.”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다.” ”칼만 안 들었지 강도같다.” “자살한다면 유서에 쓸 거다” 등 격한 목소리에서부터 신세한탄까지 각종 호소성 사연이 넘친다.

실제 소득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몇 십 년 살고 있는 집값이 상승했다고 해서 보험료가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공시가 1억원 대의 17평형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A씨의 경우 자동차등 동산이 없어도 10만원에 가까운 보험료를 낸다. 관리비나 생활비를 충당하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이 돈은 고문에 가깝다.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꾸려가는 주부 B씨는 연소득 500만원 정도다. 그런데 매달 5만5000원 가까운 보험료를 낸다. 연간 56만원이 보험료로 날아가 버리는 것이다. 5000만원 소득에 560만원을 내는 것과는 체감 온도가 다르다.

이런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실직을 했는데도 건강보험료는 몇 배가 오르는 경우도 있다. 이는 실직과 함께 직장의료보험에서 지역의료보험으로 전환되면서 오히려 보험료가 인상되어서 그렇다.  지역전환 이후 1년간의 유예기간이 있다고는 하지만 소득이 없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엎친데 덮친 격이다. 지역가입자로 보험료 2만~3만원정도를 납부하던 사람이 월 100만원 정도의 소득이 생기면 7만~8만원으로 급등한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건강보험료가 오르면 서민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물가가 크게 올라 있어서 시장보기가 겁이 난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차상위계층의 삶은 위태위태해 보인다.

건강보험은 지난 2002년 6.7% 인상을 시작으로 해마다 2%∼8% 가량씩 오르다 올해는 동결됐다. 정부는 2009년도 보험료 동결로 건보재정 부담이 늘어난데다 노인 인구 증가 등으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또 가입자 임금 정체에 따른 수입 감소와 보장성 강화로 인한 지출 증가 등으로 1조∼2조 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공단의 방만경영 행태는 여러 번 사회문제화 됐다. 고임금에다 각종 비리까지 터진 바 있다.  평균 연봉은 5000만원을 넘어선다고 한다. 도대체 국민들의 돈으로 운영되는 공단 임직원들의 임금이 이렇게 높아야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이는 적자가 나면 국민들에게 더 걷어 메꾸면 된다는 식의 발상이 아니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과거 공단은 관리운영비 명목으로 다른 정부 산하기관보다도 평균 배 가량의 막대한 예산을 낭비한 바 있으며 직원 1명의 연간 인건비는 근로복지공단의 2.7배에 달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당시 전체 관리운영비 중 인건비 비율이 64.9%나 돼 방만 운영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혔다.  

물론 건강보험료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건강보험재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돈으로 운영되는 건보예산을 절감하려는 뼈를 깍는 노력은 필요하다.  

정부는 건보료를 무조건 올리기 보다는 차제에 또 다른 방만 경영 문제는 없는지 세밀히 점검해 봐야 한다.  체감경기가 좋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은 올해 동결된 보험료의 취지를 무색하게 할 뿐이다.

나아가 건강보험료의 부과 방식 등에 대한 문제점은 없는지 점검해 일정 소득이하 혹은 소득이 없는 가구에 대한 보다 실질적인 보호 방안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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