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대한약사회장 선거를 앞두고 24일 대한약사회에서 열린 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선진화 방안 불가 방침이라는 대전제만 확인했을 뿐, 구체적 대안이 제시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선진화 방안의 핵심은 일반의약품(OTC)의 약국외 판매, 즉 슈퍼나 편의점 판매를 허용하고 일반인의 약국 개설을 허용(약국의 영리법인화)하는 것이 골자로 대다수 약사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다.
이를두고 후보들은 “강력한 투쟁을 해야한다.” “정치권과의 친분을 쌓고 설득을 해야한다” 등 표심잡기용 설전만 거듭해 약사들 사이에 토론회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
◆ 기호 1번 조찬휘 후보 “대화와 투쟁 연계 통한 시너지 효과 필요”
조찬휘 후보는 “대화와 투쟁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는 “선진화 방안은 의약단체 및 전문가 단체와 연계, 공동 대응으로 설득해 법제화 자체를 원천봉쇄해야 한다”면서 “설득 작업과 함께 대한약사회 비대위를 중심으로 6만 회원이 단결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약사사회 내부적으로 정화운동을 진행해 국민의 불신을 씻어야 하며, 적절한 여론조성에 나서는 작업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기호 2번 김 구 후보 “과도한 강경입장 국민 불신만 초래”
반면, 김 구 후보는 “강경한 약사회의 입장 표명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선진화 방안을 막아 낼 수 없다”며 신중론을 폈다.
복지부, 시민단체 등에 약사회 입장을 알리고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하며 과도한 강경 입장은 오히려 국민들의 불신만 초래한다는 것이다.
특히 김 후보는 “현재 국회에는 '1법인 1약국' 형태를 담은 개정안이 상정돼 있다”면서 “1차적으로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기획재정부(기재부)의 일반인 약국개설 문제는 저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줄 거 주고 받을 거 받자는 현실론적 접근을 한 셈이다.
◆ 기호 3번 구본호 후보 “영리든 비영리든 약사만이 법인 만들어야”
구본호 후보는 약사의 특권을 강조하면서 정부를 상대로 가끔씩은 강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 후보는 “영리든 비영리든 약사 면허를 갖고 있는 약사만이 법인을 만들 수 있다면 그 수익은 어디로 가든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면서 “약사만이 할 수 있다는 점만 지켜나간다면 조금씩 양보하더라도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구 후보는 그러면서 “약국이 영세하다는 것도 문제다. GPP를 도입해 스스로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내부적으로 환경을 바꿔야 외부의 도전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로부터 연구용역을 맡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2일 ‘전문자격사 시장 선진화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일부 약사들의 격렬한 반대로 무산됐다. 정부 방침은 사실상 약국시장의 전면 개방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제2의 ‘약-정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