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형 복제약 또는 복제약의 대명사격인 한미약품이 올 2분기 예상외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 지난해 처음으로 거머쥔 업계 2위 자리를 다시 유한양행에 내주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6일 한미약품이 공개한 실적 보고서(잠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액은 늘었으나 영업이익(전기 대비 -4.8%)과 순이익(전기 대비 -3.6%)은 동시에 줄었다. 이는 올해 1분기(전기 대비 영업이익 +370%, 순이익 +150%)에 올렸던 높은 실적과는 거리가 멀다.
전기 대비 매출(21.1%)·영업이익(63.4%)·순이익(33.6%)이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되는 실적을 올렸다.
이로써 유한양행은 상반기 전체 매출액(2336억5000만원)에서 한미약품(2338억3500만원)에 1억8500만원이 뒤졌지만 2분기 매출액(1279억9100만원)은 한미약품(1220억4800만원)을 60억원 가까이 앞섰다.
한미측은 내심, 지난 1월 출시된 어린이해열시럽제 ‘맥시부펜’, 탈모치료제 ‘피나테드’, 여기에 지난 7월초 출시된 비만치료제 ‘슬리머’(리덕틸의 개량형 복제약)의 매출 상승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2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낮았던 것은 전기와 전년 동기 실적이 너무 좋았던 데다 슬리머 초기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슬리머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 3분기 영업실적은 상승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시장의 판단은 그렇게 호의적이지 못하다. 리덕틸의 개량형 복제약 출시 제약사가 워낙 많은데다 국내 제약시장의 환경이 복제약으로 몸집을 불려왔던 예전과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의 경우 자체 개발한 오리지널 신약이 한 품목도 없다는 점에서 유한양행과 대비된다.
유한양행은 단시일에 3가지 적응증(십이지장궤양, 위염, 위궤양)을 취득한 자체 신약 '레바넥스'의 매출이 급상승세를 타면서 1분기 14억원에서 2분기 32억원으로 대폭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레바넥스의 올해 전체 매출액은 최고 120억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산한다.
키움증권 김지현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서 한미와 유한의 2위 다툼은 박빙"이라며 "대형 품목의 매출실적에 따라 순위는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순위가 뒤바뀐다 해도 양사의 매출 격차는 크지 않을 것이다. 올해 2분기 실적은 전기 보다 전년 동기와 대비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제약주는 대다수 기업들이 오르거나 소폭 내린 가운데 마감됐으나 한미약품은 지난 3일 종가(14만7500원) 보다 3.05%(4500원) 떨어진 14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대로 유한양행은 3일 19만8000원에서 6일 20만2000원으로 2.02%(4000원) 상승했다.
이로써 유한양행은 지난 3일 장중 한때 기록(최고가 20만5500원)했던 제약업종 사상 첫 20만원대 주가기록을 마감장까지 이어갔다.
임성기 회장님 경영마인드도 훌륭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