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용감하거나 또는 무식하거나
복지부, 용감하거나 또는 무식하거나
  • 이동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09.10.0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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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보건복지가족부가 최근 신종플루(인플루엔자A, H1N1)치료제 ‘타미플루’(로슈) 4000여명 분을 비축한 사실이 드러나 지탄을 받고 있는 노바티스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9일 체결된 양해각서(MOU)’는 노바티스가 오는 2013년까지 한국에 1억불(총 1250억원) 규모의 R&D 비용을 투자해 신약개발 및 생명과학분야에서 복지부와 상호협력을 하겠다는 것이 뼈대다.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R&D 양해각서 체결을 통한 양측간의 상호협력이 국내 신약 연구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생명의학 및 제약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리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MOU가 기대만큼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이윤을 추구하는 다국적 제약회사가 순수하게 한국의 생명과학발전을 위해 1000억원이 넘는 거액을 내놓겠느냐는 것이다. 자사 약물의 판매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로비’와 ‘잔꾀’를 동원하는 기업이 다국적 제약회사들이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기에 더욱 그렇다. 물론 모든 다국적 제약회사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잘 아는 것처럼 그동안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취해온 한국내 R&D 투자라는 것은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것들이었다.  본사 차원의 연구개발을 통해 이미 개발해 놓은 자사 약물의 한국내 판매를 위해 진행하는 임상실험 비용을 이들은 뻔뻔하게도 R&D 비용이라고 포장하고 있다.  

이번 양해각서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본이 부족한 유망 생명과학 및 바이오벤처기업에 재정적 투자와 기술적 자문을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노바티스측의 주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양해각서에는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한 다국가 임상시험과 국내 연구자 참여 임상연구 등 임상시험 범위 및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이다. 

“그럼 그렇지!” 라는 탄식이 절로 나오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노바티스 벤처펀드’를 통해 자사의 신약개발계획과 무관하게 생명과학 및 바이오벤처기업에 향후 5년간 2000만 달러(한화 약 250억원)를 투자하고 필요한 기술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는 말도 들리지만,  이를 MOU의 본질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들은 이번 MOU를 통해 더 많은 이윤을 노릴 게 분명하다.  1만원을 투자했다면 100만원을 뽑아내려고 할 것이다.

지난 2007년에도 복지부와 화이자가 비슷한 내용의 MOU를 체결한 바 있는데,  이러한 MOU의 핵심은 바로 한국내 임상시험 확대다.  이를두고 혹자는 한국인들이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임상시험 마루타가 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다.

어떤 이들은 국제임상 확대를 생명산업발전의 근거로 삼기도 하지만,  그 대가로 돌아오는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임상 참가자들의 대부분은 돈없고 빽없는 서민들이다.  바로 그들이 임상실험의 제물이 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노바티스나 화이자, 또는 얀센과 같은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양심적이지 않다는 것은 과거의 수많은 사례가 뒷받침한다.  

한국노바티스는 직원들이 사용할 3960명 분의 타미플루를 불법으로 처방받아 비축한 사실이 식약청 조사에서 드러났고 백혈병치료제 ‘글리벡’의 가격 인하를 막기 위해 환자 본인부담금 10%를 대신 내주는 수법까지 동원했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한국얀센은 자사의 향정신성의약품인 ‘콘서타’(ADHD 치료제)를 공부 잘하는 약으로 판촉하기 위해 초등학생까지 이용했던 사실이 엊그제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    

국민 보건행정의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과연 용감한 것인가, 무식한 것인가.  아니면 순진한 것인가.  감히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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