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보령(옛 보령제약)이 노바티스의 백혈병 치료제 ‘타시그나’(성분명: 닐로티닙)의 제네릭 개발에 다시 나선다.
보령은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BR9011’의 생물학적동등성(생동성)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시험은 건강한 성인에서 ‘BR9011’과 대조약인 ‘BR9011-1’의 생물학적 동등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BR9011’은 ‘타시그나’의 제네릭으로 알려져 있다. ‘타시그나’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유발 인자로 알려진 BCR-ABL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다. 지난 2007년 10월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보령은 앞서 2022년 4월 식약처로부터 ‘BR9011’의 생동성 IND 승인을 받고, 동시에 ‘타시그나’가 보유한 4건의 특허 공략에 나서면서 제네릭 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당시 ‘타시그나’는 ▲2023년 8월 만료되는 물질특허 ▲2026년 7월 만료되는 결정형특허 및 염특허 ▲2030년 11월 만료되는 용도특허 등 4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보령은 2023년 1월 ‘BR9011’의 생동성 시험을 마치며 ‘타시그나’의 제네릭 출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그런데 2022년 5월 뒤늦게 특허 무효 심판을 청구한 대웅제약이 2023년 2월 보령보다 먼저 청구 성립 심결을 받으면서 보령의 ‘타시그나’ 제네릭 개발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일반적으로 선행 청구인 보다 후행 청구인이 심결을 받은 경우, 선행 청구인의 소송 전략 및 절차 진행에 문제가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가령 자료 및 청구서 내용 미흡 혹은 심판 과정에서 적절한 대처 부족 등이 있다.
보령은 이에 2023년 3월, 과거에 청구했던 4건의 소송을 취하하며 ‘타시그나’ 제네릭 개발에서 빠르게 손을 뗐고, ‘타시그나’ 제네릭 시장은 대웅제약이 선점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보령이 다시 ‘BR9011’의 생동성 IND를 승인 받으면서 향후 ‘타시그나’ 제네릭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끈다.
이는 대웅제약이 특허 회피에 성공해 놓고도 아직까지 생동성 시험 등 ‘타시그나’ 제네릭 개발을 위한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4건의 특허 중 1건은 이미 만료되었고 2건은 곧 만료될 예정이라, 시장 진입에 좋은 기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암제 명가로서 자존감을 지키겠다는 전략적 판단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30년 11월 만료 예정인 용도특허는 여전히 ‘타시그나’ 제네릭 발매에 부담이다. 따라서 보령은 조만간 해당 특허에 대한 무효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타시그나’는 1세대 혈액암 치료제인 노바티스 ‘글리벡’(성분명: 이매티닙)의 후속 제제로, ‘글리벡’에 효능을 보이지 않는 내성 환자에게도 투여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타시그나’는 현재 혈액암 치료제 시장에서 한국BMS의 ‘스프라이셀’(성분명: 다사티닙)과 2강 경쟁 제체를 구축하고 있다. 2021년 아이큐비아 기준 ‘타시그나’와 ‘스프라이셀’은 각각 405억 원, 36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 시장 매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