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유지인] 국내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탈모치료제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가 자살 충동 유발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 약물의 퇴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 식약처도 즉각 안전성 검토에 착수했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안전성관리위원회(PRAC)는 자살충동과 실행 등 안전성 우려가 제기된 탈모증 치료제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다고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EMA는 PRAC의 심의 결과를 검토한 후 해당 의약품의 시판 허가 철회나 중단, 또는 유지 여부를 권고할 예정이다.
심의 대상이 된 약물은 미국 MSD의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와 영국 GSK의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이다. 참고로 두 약물은 양성 전립선 비대증(BPH) 치료제로도 사용되고 있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세계 탈모 치료제 시장을 주름잡는 대표적 약물로, 기존에도 정신과적 부작용(이상반응)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프랑스 규제 기관인 국립의약품건강제품안전청(ANSM)은 지난 4일 “이들 두 성분을 함유한 의약품과 관련, 자살 충동 및 자살에 대한 모든 임상 데이터를 확인해 이러한 잠재적 위험이 해당 제품의 유익성-위험성 균형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ANSM은 “피나스테리드와 자살 충동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성기능 장애·발기 부전, 우울증, 성욕 감소와 같은 알려진 약물 이상 반응이 자살 충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적어도 합리적인 가능성으로 간주된다”면서 안전성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두 약물 성분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피나스테리드 증후군 재단이라는 환자 단체는 2017년 규제당국에 약물 판매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유럽연합(EU)은 ‘피나스테리드’ 제품 정보에 ‘알 수 없는 빈도의 부작용’이라는 자살 충동 관련 문구를 추가하도록 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제품 라벨에 자살 충동 및 행동에 대한 경고를 표시하도록 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두 성분은 현재 국내에서도 수많은 제네릭(복제약)이 생산, 판매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은 피나스테리드 복제약은 216종, 두타스테리드 복제약은 114종이다.
우리나라 식약처도 안전성 검토에 착수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유럽 규제당국에서 검토에 착수한 만큼 식약처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며, “해당 내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