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유지인] 다음달 중순부터 ‘기적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위고비(주사제)가 국내 출시되는 가운데, 먹는 비만치료제 개발 열기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만 치료제 시장의 대표 주자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삭센다(Saxenda, 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Zepbound, 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로, 모두 GLP-1 유사체이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인 GLP-1을 모방한 기전을 갖고 있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유지하여 음식 섭취를 줄이게 한다.
GLP-1 유사체는 흡수율이 가장 큰 관건이기 때문에 주사 제형이 상용화되어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 모두 자가 주사 제형으로 1주일에 한 번 환자가 직접 배 또는 허벅지에 주삿바늘을 찔러 투약한다.
주사 제형의 특성상, 유통과정에서 콜드체인 시스템이 필요하고 약 보관 시에 냉장보관을 해야 하며 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약 보관법과 투약 방법에 불편함이 있기 때문에 투약을 돌연 중단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투약 중단 시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요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래저래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셈인데, 그래서 나온 대안이 경구용 제제 개발이다.
현재 경구용 비만 치료제로 승인된 약물은 없다. GLP-1 계열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인 노보 노디스크의 리벨서스(Rybelsus,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비만 치료 적응증 확대를 위해 FDA에 허가를 신청해 놓은 정도다.
국내 제약사들도 투약 편의성을 높이면서 주사 제형만큼 흡수율을 높인 경구제형 비만 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일동제약은 신약 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먹는 GLP-1 약물 ‘ID110521156’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에 있다. 앞서 전임상에서 효능 평가와 독성 평가를 통해 ID110521156이 가진 인슐린 분비 및 혈당 조절 관련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확인한 바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DD02S)의 임상 1상을 준비 중이다. 회사는 지난 11일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에서 “먹는 GLP-1 계열 약물인 리벨서스의 경우 흡수율이 0.5% 수준인 반면 자사의 경구화기술 플랫폼인 오랄링크를 이용하면 흡수율을 5%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며 “리벨서스와 비교해 10배 이상의 흡수율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천당제약도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경구용 복제약 개발에 나섰다. 이 회사는 올해 6월 15일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임상을 위한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CRO 업체와 임상 계약을 체결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당뇨), 위고비(비만), 리벨서스(당뇨)의 주성분으로 GLP-1 유사체 약물이다. 오젬픽과 위고비는 주사제, 리벨서스는 경구제형이다.
삼천당제약은 이르면 오는 2026년 세계 첫 먹는 세마글루타이드 복제약을 출시하기 위해 늦어도 내년 1분기 관련 임상을 종료하고 2분기에는 글로벌 허가 신청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