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동아에스티의 B형 간염 치료제 ‘베믈리아’(Vemlia, 성분명: 테노포비르알라페나미드헤미말산염)가 기존의 ‘비리어드’(Viread, 성분명: 테노포비르알라페나미드헤미말산염·tenofovir disoproxil)의 확실한 대체제가 될 수 있을 지 그 가능성을 탐색하는 연구가 진행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3일 삼성서울병원이 신청한 ‘베믈리아’에 대한 연구자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시험은 간이식 환자에서 TAF(‘베믈리아’) 전환 후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베믈리아’는 ‘베믈리디’(Vemlidy)의 제네릭으로, ‘베믈리디’는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가 기존 B형 간염 치료제인 자사의 ‘비리어드’를 업그레이드해 출시한 후속 제품이다.
구체적으로, ‘베믈리디’는 ‘비리어드’의 프로드럭(pro-drug, 전구) 형태의 제제로, 체외에서는 약물이 활성화되지 않지만 체내 주입되면 몸 속의 효소 혹은 대사 작용에 의해 활성화되는 유형이다. 이로 인해 내약성과 신장독성 부작용 등을 개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베믈리디’는 이러한 장점을 토대로 국내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처방액은 619억 원에 달했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은 ‘베믈리디’ 제네릭 공략에 나섰는데, 동아에스티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2032년 8월 15일 만료 예정인 염 관련 특허 회피에 성공하면서 ‘베믈리아’를 출시했다.
참고로, 동아에스티, 제일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등 4곳은 지난 2022년 3월 특허 심판원으로부터 특허 무효 청구성립 심결을 받은 바 있다. 이중 동아에스티의 ‘베믈리디’는 같은해 12월 식약처의 허가를 취득하면서 퍼스트 제네릭으로 등극했다.
여기에 더해 ‘베믈리아’가 ‘비리어드’의 간이식 전환 요법까지 대체할 수 있을 지 새로운 연구가 시도된다.
B형 간염이 중증으로 발전하면 간경변이 발생하여 간 기능이 비가역적으로 악화된다. 이 경우 내과적·외과적 치료로도 전혀 간 질환이 호전되지 않으므로 간이식을 시행한다.
간 이식을 받은 환자들은 간 기능을 유지하고 B형 간염 바이러스(HBV) 재활성을 방지하기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한다. 이때 널리 사용되는 약물이 ‘비리어드’다.
그러나 ‘비리어드’는 신장에서 여과된 후 배설되는 만큼, 신장 기능에 부담을 주고, 파골세포(뼈 파괴 세포)의 활동을 촉진시켜 골다공증과 같은 골절 관련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비리어드’는 간 이식 환자들의 항바이러스제로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환자들은 그간 울며 겨자 먹기로 ‘비리어드’를 투약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만약 ‘베믈리아’가 이번에 승인된 삼성서울병원의 연구자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입증할 경우, 간 이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믈리아’에 대한 이러한 연구는 B형 간염 치료의 회색지대를 해결하기 위한 동아에스티의 행보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아에스티에 따르면, B형 간염 유병자인데도 급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치료 받지 못하는 환자가 30%에 이른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김경섭 동아에스티 수석은 헬스코리아뉴스에 “의료계에서는 회색 지대에 놓인 환자들을 급여권으로 끌여들이기 위한 여러 건의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라며 “해당 임상 시험들이 완료되면 B형 간염 치료제 의료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베믈리아’가 그 미충족된 수요에 응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