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비만과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등 대사 질환을 4중 작용제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바이오 벤처 기업 펩투탱고 테라퓨틱스(Pep2Tango Therapeutics)는 11일(현지 시간)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회의(EASD)에서 자사의 4중 작용제 후보물질 ‘PTT-A’의 전임상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PTT-A’는 GLP-1, GIP, 아밀린, 칼시토닌 등 4가지 주요 표적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이다. 현재 비만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PTT-A’은 식이 유도 비만(DIO) 마우스 모델에서 체중 및 음식 섭취량 감소, 혈중 포도당, 인슐린 및 중성지방 수치, 지방간 등 여러 대사 질환에 대해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PTT-A’의 표적인 GLP-1, GIP, 아밀린, 칼시토닌은 대사 질환 치료의 주요 타깃으로 알려져 있다.
GLP-1은 뇌의 시상 하부에 작용하여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GIP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여 혈당을 낮춘다. 아밀린은 음식이 소장으로 배출되는 속도를 늦추고, 칼시토닌은 혈중 칼슘 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한다.
현재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대사 질환 치료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 2가지 이상의 표적에 작용하는 약물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GLP-1·GIP 작용제인 ‘젭바운드’(Zepbound, 성분명: 터제파타이드·tirzepatide)가 다중 작용제의 시작을 알렸고, 이후 우리나라 한미약품이 자사의 GLP-1·GIP·글루카곤 작용제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efocipegtrutide) 개발에 돌입하면서 약물의 동시 타깃은 3개까지 늘어났다.
여기에 ‘PTT-A’가 등장하면서 대사 질환 치료 패러다임은 4중 작용제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사 질환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되는 만큼, 표적의 수가 늘어날수록 치료의 효과도 증폭된다. 가령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서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점이 특징인데, 이 저항성을 높이는 요인은 식생활, 염증, 지방 대사 장애 등 다양하다.
아울러 단일한 특정 호르몬의 활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경우, 인체는 항상성 유지를 위해 다른 호르몬을 통해 기능을 보완하려고 하는터라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PTT-A’를 비롯한 4중 작용제는 부작용의 위험을 낮추면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펩투탱고 측에 따르면, ‘PTT-A’는 전임상에서 ‘젭바운드’+아밀린 작용제 ‘카그릴린타이드’(cagrilintide) 병용요법 대비 더 우수한 대사 질환 치료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펩투탱고는 ‘PTT-A’가 상용화될 경우, 환자의 체중을 20% 이상 줄임과 동시에 근육량은 보존할 수 있는 차세대 비만 치료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대사 질환에 대한 4중 작용제를 개발하고 있는 또 다른 기업으로는 우리나라의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가 있다.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의 4중 작용제 후보물질 ‘OGB21502’은 ‘UniStac’ 플랫폼 기술을 통해 GLP-1·글루카곤·섬유아세포 성장인자 21(FGF21)·인터루킨-1 수용체 길항제(IL-1RA)에 동시에 작용하는 약물이다. 치료 적응증은 MASH다.
이 약물은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KDDF)의 2021년 1차 국가신약개발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는 올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OGB21502’의 미국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해당 시험은 건강한 성인 및 당뇨병 전 증상을 가진 과체중 시험 참여자를 대상으로 ‘OGB21502’ 단회 투여 시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연내 ‘OGB21502’의 미국 1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