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지난해 116억 달러(한화 약 15조 6000억 원) 어치가 팔린 블록버스터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Dupixent)’가 만성 두드러기까지 적응증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사노피와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는 CSU(Chronic spontaneous urticaria·만성자발성두드러기) 환자를 대상으로 ‘듀피젠트’를 투여하는 임상 3상시험에서 가려움증·전체 증상·완전 반응률이 개선됐다고 11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번 임상 시험 대상은 CSU를 앓는 어린이와 성인 151명이다. 이 가운데 74명은 24주 동안 ‘듀피젠트’와 H1 항히스타민제를 투여받았다. 나머지 77명은 위약과 H1 항히스타민제를 동시에 투여 받았다.
그 결과 ‘듀피젠트’를 투여받은 환자의 가려움증 점수는 평균 8.64점 감소했고 위약 그룹은 6.10점 떨어졌다(p=0.02). ‘듀피젠트’ 그룹의 두드러기 활동(가려움증과 두드러기) 점수는 평균 15.86점 감소, 위약 그룹은 11.21점 떨어졌다(p=0.02).
‘듀피젠트’ 치료를 받은 환자 중 30%는 두드러기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주목할만 결과라고 사노피는 설명했다. 위약 그룹의 완전 반응률은 이보다 12% 낮은 18%였다(p=0.02).
p값은 연구에서 우연성을 평가하는 값으로, 0.05보다 낮으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간주한다. 듀피젠트 그룹과 위약치료 그룹의 p값은 0.02인데, 이는 두 그룹의 차이가 우연히 발생했을 확률이 0.02%라는 말이다.
리제네론(Regeneron) 사장인 조지 D. 얀코풀로스(George D. Yancopoulos) 박사는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CSU) 환자들은 갑자기 발생하는 심각한 가려움증과 두드러기로 사는데 큰 방해를 받는다”며 “이번 3상 결과는 듀피젠트가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만약 ‘듀피젠트’가 FDA로부터 승인을 받게 되면 10년만에 새 CSU 치료제가 나오는 것이다. 현재 FDA 승인을 받은 CSU 치료제는 노바티스(Novartis)의 ‘졸레어(Xolair)’가 유일하다. 지난해 40억 달러(한화 약 5조 3000억 원) 매출을 올린 졸레어는 곧 약물 특허 기간이 만료돼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직면할 예정이다.
앞서 ‘듀피젠트’는 올해초 일본에서 CSU 적응증 확대에 성공했다. 따라서 이번 3상 결과와 맞물려 FDA 승인을 이끌어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노피는 지난해 10월 ‘듀피젠트’의 적응증을 CSU로 확대하려다 FDA로부터 거절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