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GC녹십자가 혈액제제 ‘알리글로(ALYGLO)’의 미국 출시를 공식화했다. 지난 7월 초 초도 물량 선적 이후 제품 출시를 공식적으로 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한 제반 준비를 모두 마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GC녹십자의 미국 법인 자회사 GC 바이오파마 USA(GC BIOPHARMA USA, 이하 GC 바이오파마)는 9일 면역글로불린 제품 ‘알리글로’의 미국 출시와 유통을 공식 발표했다.
‘알리글로’는 현지 최고의 전문 약국(Specialty Pharmacy)으로 구성된 제한된 유통망과 미국 전역의 전문 유통업체를 통해 환자와 의료 전문가에게 제공된다. 회사는 이러한 파트너십을 통해 전국적인 입지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알리글로’ 미국 출시를 공식화한 GC녹십자의 허은철 사장은 “GC 바이오파마의 ‘알리글로’ 출시는 회사와 원발성 면역 결핍 질환 환자들에게 역사적인 이정표”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희귀 및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건강과 삶을 개선하려는 GC바이오파마의 사명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GC 바이오파마의 최고운영책임자(Chief Operating Officer)인 리사 베츠 박사는 “‘알리글로’는 환자의 치료 옵션을 확대하고 미국 시장에서 접근성을 개선할 것”이라며 “GC 바이오파마는 희귀 질환 환자들에게 생명을 구하는 치료법을 제공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알리글로’ 출시로) 주요 면역 결핍 환자들에게 또 다른 면역글로불린 치료 옵션을 제공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GC녹십자가 미국 시장에 ‘알리글로’ 공급을 시작한 것은 지난 7월 말이다. 그런데도 회사는 같은 달 7일 초도 물량 선적 소식을 알린 뒤 현지 출시를 공식화하지 않았는데, 이는 미국 전역에 공급할 정도의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GC녹십자는 8월에만 추가로 3번의 ‘알리글로’ 선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 측이 ‘알리글로’의 출시를 공식화한 것은 물량 확보를 완료하고 미국 시장 공략 채비를 마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알리글로’의 미국 현지 영업과 마케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GC녹십자가 개발한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 결핍증으로도 불리는 일차 면역결핍증(Primary Humoral Immunodeficiency)에 사용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지난해 12월 미국 FDA로부터 시판 승인을 받았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제제 시장은 경쟁 제품이 10개 이상이 존재할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제품별 효능과 안전성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불순물 발견과 같은 제조 공정상 이슈로 제조 중단이나 시판 철회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경쟁사들은 불순물을 최소화하는 공정개발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GC녹십자는 불순물 중에서 혈전을 유발할 수 있는 인자인 제11 혈액응고인자(Factor XIa)를 공정개발을 통해 99%까지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대형 PBM인 시그나(Cigna) 등, 처방집(Formulary ) 등재를 완료해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실제 증권가는 ‘알리글로’의 올해 하반기 미국 매출액이 5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점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미국향 ‘알리글로’ 매출액 603억 원을 전망하고 있다”며 “‘알리글로’는 연내 미국 대형 사보험사 3대 PBM과 모두 계약할 것으로 보여 내년 매출 온기 반영 및 본격 처방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서미화 미래에셋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면역글로불린 시장의 매출 50%가 전문 약국에서 나온다”며 “‘알리글로’의 주요 판매처 역시 전문 약국으로, 출시 첫해인 2024년에는 547억 원, 출시 5년차인 2028년에는 4154억 원의 매출 달성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