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위원장: 권미경)이 2024년도 임금교섭에서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계획 완전 폐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의정사태 장기화로 수천억 원대 적자를 우려하며 투자를 강행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노동조합의 주장이다.
송도세브란스병원은 이미 착공식까지 마친 상황이어서 무산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병원 건립을 추진 중인 연세대의료원으로서도 구성원들의 반발이 심할 경우,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세브란스병원 노조는 9일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계획은 처음부터 무리였다”며 “교직원을 희생양으로 삼아 병원을 개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동조합은 “임금인상은 안 되고 수천억 원대 투자 계획은 유지한다는 의료원을 납득할 수 없다”며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계획을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의료원은 지금도 의정사태 장기화를 이유로 수천억 원 적자를 강조하며 임금인상 자제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송도세브란스 건립을 반대하고 있는 것은 내부적인 요인만은 아니다. 먼저 노동조합은 바람직한 의료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노조는 “강남 · 신촌 · 용인에 3300개에 이르는 병상을 운영하는 초대형 병원인 연세의료원이 수도권에 800병상을 더 확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의료정책이 아니”라며, 건설 중단을 촉구했다.
“용인세브란스 개원 당시에도 인력 수급문제 경험”
“의정사태로 2~3년간 의사 채용 변수, 위험 부담 너무 커”
“용인세브란스, 개원 4년 지났어도 적자 지속”
의정사태로 의사 수급 우려가 나오는 마당에 2026년 송도세브란스병원까지 개원하면, 의사 없는 병원으로 개원할 수 있다고 노동조합은 경고했다. 노동조합은 “용인세브란스 개원 당시에도 인력 수급문제를 경험했다”며, “의정사태로 향후 2~3년 간 의사 채용에 변수가 많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동조합은 수익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아무리 준비해도 개원 초 적자는 불가피한데, 현 상황에서 의료원의 추가 적자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노조는 “용인세브란스의 경우 개원 후 빠르게 성장했지만 개원 4년이 지났어도 아직 적자”라며, “용인세브란스가 적자를 벗어나면 송도세브란스의 적자가 시작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송도세브란스병원의 적자로 비워진 곳간을 ‘인건비’로 채우려는 계획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은 9월 10일 10차 실무교섭을 앞두고 있으며, 추석 전 교섭 타결이 어려워질 경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신청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강행으로, 전공의들이 사직한 자리를 간호사 등 기타 인력이 매우고 있는 상황에서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시작하면 15년여 만의 교섭결렬 상황으로 큰 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