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HK이노엔이 자사의 만성 특발성 변비(CIC) 치료 신약 후보물질 ‘IN-114199’의 임상 시험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HK이노엔은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IN-114199’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시험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IN-114199’의 경구 투여 후 안전성·내약성, 약동·약력학적 특성 및 식이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실시한다.
‘IN-114199’의 대상 질환은 CIC다. CIC는 원인 불명의 만성적인 변비 상태로, 특정한 기저 질환이나 약물 등의 원인 없이 지속적인 변비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장의 운동 기능 저하가 주요 원인이고, 여성과 노년층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식이 섬유와 수분 등의 식단 개선 및 규칙적인 운동이 CIC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이 모든 환자에게 일관적으로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일부 CIC 환자의 경우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문제는 CIC의 원인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으므로 치료 옵션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부피형성하제, 삼투성하제, 자극성하제, 세로토닌틴 4형 수용체 작동제(5-HT4 receptor agonist) 등의 완화제를 투약하나 약 50%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HK이노엔의 ‘IN-114199’은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CIC 치료 신약이다. 이 약물은 회장 담즙산 수송체(IBAT)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CIC를 개선하는 기전이다.
IBAT는 소장의 회장 부위에서 발현된다. 이 인자는 간에서 생성된 담즙산이 소장으로 들어가 소화 작용을 도운 다음, 간에 흡수되는 과정에 작용하여 담즙산의 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때 ‘IN-114199’을 비롯한 IBAT 억제제는 IBAT의 활성을 저해하여 담즙산의 재흡수율을 줄인다. 소장 내 담즙산의 수치 높아지면 장에서 수분 흡수를 증가시켜 대변이 묽어지고, 이를 통해 CIC를 개선할 수 있다.
소장 내 높은 담즙산의 농도는 설사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보통 설사 치료를 목적으로 담즙산의 수치를 줄이는 방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IBAT 억제제는 이를 역으로 이용하여 담즙산의 수치를 높이는 접근법이다.
현재 허가된 IBAT 억제제는 총 3개 품목으로, 이중 CIC 치료 적응증을 확보한 품목은 일본 에자이(Eisai)의 ‘구피스’(Goofice, 성분명: 엘록시바트·elobixibat)가 있다.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는 지난 2018년 1월, CIC 치료제로 ‘구피스’를 허가한 바 있다.
그러나 ‘구피스’는 일본을 제외하고 그 어느 국가에서도 허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구피스’ 성분인 엘록시바트의 원 보유사인 스웨덴 알비레오(Albireo)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적응증은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다.
따라서 ‘IN-114199’의 개발이 순항하여 상용화될 경우, 국내 최초 CIC 치료를 위한 IBAT 억제 신약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