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이사가 한미약품의 독자 경영을 선언한 박재현 대표의 사장 직위를 전무로 강등한 것과 관련, 한미약품측은 “아무런 실효성이 없으며, 오히려 원칙과 절차 없이 강행된 대표권 남용의 사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주사 대표의 인사발령은 모두 무효이며, 박재현 사장의 대표로서의 권한 및 직책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한미약품은 29일 “그동안 인사 및 법무 등 업무는 지주회사가 이를 대행하며 계열사로부터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받아 왔으며, 계열사의 대표가 이를 독립화시켜 별도 조직을 만드는 행위는 법적인 아무런 장애가 없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독자 경영 방침을 지주회사 대표에 대한 ‘항명’으로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며, 전문경영인 체제의 독립성 강화가 왜 강등의 사유가 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지주회사 대표는 그동안 계열사의 인사, 법무 등 경영지원 관련 스텝 기능을 수탁받아 용역 업무를 대행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며, 특정 임원에 대한 강등을 단독으로 결정하려면 사내 인사위원회 등 법적인 절차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계열회사 임직원에 대한 직접적인 인사 발령 권한이 없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일부 언론 보도 처럼 박재현 대표가 약품 내 신설 조직을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이 아니다”며, “사내 공지 전 이같은 내용에 대해 임종훈 대표와 직접 한 차례 협의하고, 이후 임종훈 대표측 인사와도 이같은 방침에 대해 설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임종훈 대표는 최근 소액주주들과의 면담에서도 확인됐듯이 주주들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며, “지분 절반 가량을 보유한 대주주 연합이 주장하는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목소리는 왜 듣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같은 조치는 지주사의 월권 또는 위법적인 조처로서, 엄연한 별개 주식회사인 한미약품의 이익과 거버넌스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며. “실제 박재현 대표는 한미약품 경영진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매분기마다 역대 최대 실적 갱신이라는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절반 가량을 확보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도 이번 한미약품의 독자 경영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정당한 조치였다는 점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약품은 박재현 대표이사의 거취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당초 계획한대로 지주회사와 차별화하는 독립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측은 현재 사내 인트라넷에 공지된 약품 발령 내용이 누군가에 의해 지속적으로 삭제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지주사 대표이사의 계열사 대표에 대한 독단적인 인사발령은 계열사 이사회 권한 침해 등을 포함한 상법 등 현행 법률에 위반할 뿐 아니라, 선진적인 지배구조 확립 추세에도 역행한다”며 “독립된 계열회사가 높은 성과를 창출해야만 지주회사도 함께 동반성장할 수 있다.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독자경영 체제에 대한 진지한 성원을 해주시길 주주들께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참고로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은 부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의 사이에 2남 1녀를 두고 2020년 8월 세상을 떠났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차남 임종훈씨와 사내이사로 있는 장남 임종윤씨, 그리고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딸 임주현씨가 임성기 회장의 자녀들이다. 

이후 한미약품그룹 오너가는 상속세 문제 등을 두고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임종윤-임종훈 형제로 서로 편이 갈려 극심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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