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MSD의 ‘윈레비어’(Winrevair, 성분명: 소타터셉트sotatercept)가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폐동맥 고혈압(PAH) 치료제로 허가를 취득했다.
유럽 집행위원회(EC)는 26일(현지 시간), 기능 II 등급 또는 III 등급의 PAH 성인 환자의 보조 치료제로 ‘윈레비어’를 허가했다. PAH의 병리 기전을 직접 표적하는 약물이 허가를 받은 유럽 첫번째 사례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해 3월 전세계 최초의 PAH 치료제로 ‘윈레비어’를 허가한 바 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이번 허가는 MSD가 실시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STELLAR)의 결과를 근거로 했다. 해당 시험은 폐동맥 고혈압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윈레비어’와 위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다국적 연구였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1년 10월, STELLAR 연구의 임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한 바 있다. 모집된 국내 환자는 총 27명이었고, 시험은 삼성서울병원 등 6개 기관에서 실시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윈레비어’는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입증했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인 치료 24주차에 측정된 6분 보행 능력 기준, ‘윈레비어’ 투여군은 대조군 대비 40.8m 더 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윈레비어’는 인간 면역글로불린1의 Fc 부분에 연결된 액티빈 수용체 유형 IIA(ActRIIA)과 티지에프베타(TGFβ)를 결합한 것으로, 폐동맥 벽 및 우심실 부전과 관련된 성장 촉진 및 성장 억제 신호 경로간 균형을 재조정하여 PAH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동급 최초 약물이다.
‘윈레비어’ 이전 PAH에 대한 근본 치료법은 없었다. PAH는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보내는 폐동맥이 좁아지면서 발생하는 고혈압으로,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혈관 확장제를 통해 혈압을 낮추는 시도를 해왔었다.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약물이 바로 ‘윈레비어’다. 이에 따라 ‘윈레비어’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반열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Pharma)는 오는 2028년 ‘윈레비어’가 20억 달러(한화 약 2조 7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윈레비어’는 지난 2023년 12월, 우리나라 식약처로부터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 받으면서 국내 진출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GIFT는 식약처 신속심사과가 지난 2022년 9월부터 의약품 신속 심사를 활성화하기 위해 운영 중인 제도다. 기존 심사 기간인 120일에서 25% 단축된 90일로 심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윈레비어’의 미국 및 유럽 허가의 토대가 되었던 STELLAR 3상이 국내에서도 실시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윈레비어’는 조만간 식약처의 허가를 취득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