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중국에서 개발된 파프(PARP) 억제제 후보물질 ‘M9466’이 국내 임상에 돌입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상시험 수탁기관 한국아이큐비아가 제출한 ‘M9466’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23일 승인했다. 해당 시험은 진행성 고형암 및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화학 항암제 기반 요법과 병용한 PARP-1 억제제 ‘M9466’의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약력학 프로파일을 평가하는 것이다. 실시기관은 삼성서울병원 및 서울대학교병원이다.
‘M9466’은 중국 장쑤 헝루이 제약(Jiangsu Hengrui Pharmaceuticals)에서 개발한 PARP 억제제 후보물질이다. 독일 머크(Merck)는 지난 2023년 10월, 장쑤 헝루이 제약과 ‘M9466’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중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권리를 확보한 바 있다.
머크 측은 ‘M9466’이 ‘린파자’를 비롯한 1세대 PARP 억제제 대비 더 높은 특이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고형암에서 치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다른 약물과의 병용 투여해 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PARP는 DNA를 복구하는 단백질인 BRCA1 및 BRCA2의 활성을 유도하는 단백질이다. PARP 단백질군 중 PARP-1과 PARP-2 하위 유형이 BRCA1 및 BRCA2와 상호작용해 DNA 복구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ARP 억제제는 PARP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종양 세포가 손상된 DNA를 복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약물이다. 대표적인 품목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의 ‘린파자’(Lynparza, 성분명: 올라파립·olaparib)다.
이 약물 계열의 주요 적응증은 BRCA1·2 변이 양성 종양이다. 따라서 BRCA1·2 변이가 많이 발현되는 난소암과 유방암에 주로 쓰이고, 전립선암, 췌장암, 흑색종까지 쓰임새를 넓혔다.
최근에는 대장암 등 다른 유형의 고형암에도 PARP 억제제 사용이 시도되고 있다. BRCA1·2 변이가 확인된 종양에는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PARP 억제제의 BRCA1·2 변이 양성 종양의 반응률은 평균 6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대장암의 경우 후기 단계로 진행될수록 치료 옵션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어서 PARP 억제제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표적 치료제인 ‘아바스틴’(Avastin, 성분명: 베바시주맙·bevacizumab)과 화학 항암제를 병용하면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지만, 반응률은 30%에 불과하다.
PARP 억제제는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비록 BRCA1·2 변이는 전체 대장암 중 약 1~2% 정도에서만 나타나지만, 일단 BRCA1·2 변이가 확인되면 PARP 억제제를 통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이번에 승인된 ‘M9466’의 임상은 이러한 전망을 토대로 실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M9466’의 경쟁 약물로는 국내 제약사인 제일약품의 ‘네수파립’(Nesuparib, JPI-547·OCN-201)이 있다. 이 약물은 PARP와 TNKS1(DNA 손상 복구 단백질)를 이중 저해하는 키나아제 억제제 후보물질이다.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