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시우] 코로나19 이후 얼어 붙었던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최근 들어 다시 되살아 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가 ‘DealForma Database’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2024년 상반기 자금조달 현황’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과 2021년 투자가 급증했던 바이오제약분야는 이후 가진 자와 없는 자 사이에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초기단계 기업이나 신생기업 등은 덜 유리한 조건으로 재융자를 받거나 합병되거나 문을 닫아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올해 들어 어둠을 지나 다시 새벽이 오고 있다는 기대가 싹트고 있다.
올해는 바이오텍 기업공개(IPO)가 많지 않았는데도 상반기에 IPO를 통해 조달된 금액은 11건, 44억 달러(약 6조 20억 원)로, 금액 기준 이미 2022년 전체(22건, 35억 달러, 약 6조 1400억 원)와 2023년 전체(16건, 29억 달러, 약 3조 9500억 원)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올 한해 IPO 조달금액이 팬데믹 이전(2019년 66억 달러, 약 9조 44억 원) 수준을 능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4년 상반기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VC) 자금 조달액도 141억 달러(19조 2400억 원)로, 2024년 전체로 보면 280억 달러(38조 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전체 예상금액은 거품이 낀 2020년이나 2021년을 능가하지는 못하지만 암울했던 2022년과 2023년을 크게 앞서는 규모다.
바이오제약 투자 질환분야에 있어 암은 여전히 벤처캐피탈 펀딩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신경학, 당뇨·비만으로 대표되는 내분비학, 그리고 자가면역 질환이 점점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와관련 한국바이오협회는 14일 이슈브리핑을 통해 “2021년 말 이후 금리 상승으로 투자자들이 바이오와 같은 위험 자산에서 멀어지게 했던 금리도 이제 주춤하거나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어 바이오제약에 대한 투자 분위기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상황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7월 말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발표한 VC 투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바이오의료에 대한 VC 투자는 전년 동기대비 14.8% 증가했다.
2024년 상반기 전 산업분야에 대한 VC 신규투자는 1228개사 2조 6754억 원으로, 전년동기(1151개사 2조 2524억 원) 대비 18.8%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ICT 서비스가 32.1%로 가장 많았고, 바이오·의료는 두 번째로 많은 15.7%를 차지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에 대한 벤처 투자 추세와 마찬가지로 국내 바이오의료에 대한 투자도 초기 팬데믹 시기인 2020년과 2021년 급상승하였으나, 2022년과 2023년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1년 1조 6770억원에 달했던 국내 바이오의료 벤처 투자액은 2022년의 경우 전년에 비해 34.0% 감소하였고, 2023년에는 다시 전년대비 20.0% 줄었다.
그러다 2024년 상반기 바이오의료에 대한 신규 VC 투자액은 4208억 원으로 전년도 상반기 투자액인 3665억 원에 비해 14.8% 증가했다. [아래 도표 참조]
바야흐로 겨울을 지나 봄이 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