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제약업계가 의료대란으로 인한 실적 피해 우려를 극복하고 지난 2분기 대부분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회사는 실적이 감소했는데, 이는 외부 요인이 아닌 기저효과 또는 R&D 비용 증가 등에 의한 것으로, 그동안 보여준 성장 가도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781억 원, 영업이익 581억 원, 순이익 47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주어 각 10.3%, 75.3%, 150.6% 증가한 규모다. 연구개발(R&D)에는 매출 대비 13.8%에 해당하는 523억 원을 투자했다.
이러한 호실적은 주력 국내 처방의약품의 성장이 견인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의 상반기 누적 원외처방 매출이 1000억 원을 돌파한 가운데, 2분기 처방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한 511억 원을 달성했다. 고혈압 치료 복합제 제품군 ‘아모잘탄패밀리’도 36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출과 중국 현지 법인의 성장도 효자 노릇을 했다. 한미약품의 수출 실적은 2분기 별도 기준 578억 원(기술료 수익 제외)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상승했다.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98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52억 원, 순이익은 23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9.6%,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0%, 12.0%씩 성장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늘어난 5146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다만, 비처방 약품 매출이 4.2% 증가한 가운데 처방 약품 매출이 2.8% 감소하며 전체 약품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3391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5.5% 줄어든 157억 원으로 집계됐다. 라이선스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59.8% 줄어든 5억5000만 원에 그쳤고, 항암제 후보물질 도입 등에 따라 연구개발(R&D) 비용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수익성은 낮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의 올해 2분기 R&D 비용은 5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늘었다. R&D 비용의 급격한 증가가 이번 영업이익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종근당은 지난 2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3850억 원, 영업이익 28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 줄었고, 영업이익은 34.6% 감소했다.
‘아토젯’, ‘프롤리아’, ‘딜라트렌’ 등 주요 품목이 지속 성장했고 ‘고덱스’, ‘펙수클루’ 등 신규 매출이 반영됐지만,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던 ‘케이캡’ 판매 계약이 종료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뇌기능 개선제 ‘글리아티린’ 소송 관련 충당금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 하락 폭이 더 커졌다. 종근당은 ‘글리아티린’의 유효성 입증을 위해 임상 재평가를 하고 있는데, 실패할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내야 하는 환수 추정 금액을 재무제표에 미리 반영하고 있다. 연구·개발(R&D) 비용도 영업이익 감소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종근당은 3분기부터 실적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펙수클루’가 지난달부터 매출이 반영되면서 연내 500억 원 수준의 실적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고덱스’의 분기 매출이 60.3%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서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2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1577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러한 매출은 ETC(전문의약품) 부문의 성장이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ETC 부문은 영업환경 악화로 처방의약품 일부 품목의 매출이 감소했지만, 그로트로핀의 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10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1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했다. 이는 R&D 비용 및 판관비 증가에 따라 감소한 것으로, 특히 R&D 비용은 지난해 2분기 227억 원에서 올해 2분기에는 264억 원으로 16.3%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의료대란이 본격화했으나, 제약사들의 주요 사업 분야인 처방의약품은 종합병원이나 로컬 병원을 통해 꾸준히 나가서 회사들의 피해가 크지 않았다”며 “다만, 원내처방 품목의 매출이 큰 일부 제약사는 실적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