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손민정] 올여름도 어김없이 무더위가 극성을 부릴 것이라고 한다. 해마다 여름이면 진료실에서 만난 만성 콩팥병 환자분들에게 가려야 할 음식은 없는지, 야외 운동 전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등 여름철 건강관리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만성 콩팥병 환자의 건강한 여름나기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나라의 만성 콩팥병 유병률은 약 13%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고령화로 만성 콩팥병의 주요 원인인 당뇨, 고혈압 환자의 전체 수가 늘어나면서 만성 콩팥병 전체 환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만성 콩팥병은 1단계부터 5단계로 나누는데 1단계가 가장 초기 단계이고 5단계를 말기신장병이라고 부른다. 5단계가 되면 다시 콩팥 기능을 회복하기 어려운 단계로 요독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투석이나 이식을 준비해야 한다.
치료의 기본은 고혈당,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잘 관리하는 것이다. 정기적인 진료와 함께 약물 처방을 받아야 함은 물론이다. 치료를 잘 받는 것 이외에 일상생활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여름철에 탈수나 전해질 이상으로 신장 기능이 급성으로 나빠지거나 전신 합병증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 콩팥병 환자분들의 경우 아래와 같이 건강한 습관을 가져보는 것이 좋겠다.
칼륨 함량 많은 과일·채소는 주의해야
여름이면 시원하고 달콤한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즐긴다. 여름철 과일, 채소 중에는 칼륨 함량이 높은 것이 많아 만성 콩팥병 환자들은 특별히 주의해야한다.
콩팥 기능이 절반 이상 망가진 만성 콩팥병 3기 이상의 환자들은 소변을 통해 배출되는 칼륨이 줄어들어 섭취한 칼륨이 혈액에 쌓이고 치명적인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과일의 경우 바나나, 참외, 토마토, 키위보다는 포도, 사과를 선택하고 채소의 경우 따뜻한 물에 2시간 정도 담가 놓았다가 물에 헹구거나 데쳐서 먹도록 한다. 가능하다면 초록색 채소보다는 가지, 당근, 배추, 콩나물 등의 색깔 채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물은 조금씩 나눠서 마셔야
여름에는 높은 기온으로 적은 활동에도 많은 땀을 흘려 수분 손실이 많아진다. 이렇게 되면 탈수의 위험이 높아진다. 만성 콩팥병 환자들은 수분이나 나트륨 등의 전해질 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고 이뇨제 등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갑자기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면 저나트륨 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탈수로 신장 기능이 급격하게 나빠지기도 한다. 갈증을 느끼면 수분을 보충하도록 하나 한꺼번에 많이 마시지 말고 운동 전에 미리 마셔두는 등 조금씩 나누어서 마시는 것이 좋다. 고령자들은 탈수를 느끼는 감각이 둔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땀을 많이 흘린 후에는 칼륨과 나트륨이 많이 들어있는 이온 음료보다는 물로 수분 섭취를 하도록 한다.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소변을 통한 수분의 배설이 거의 없으므로 여름철 수분 섭취가 과도하게 되면 체중증가와 심한 경우 폐부종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식품 성분 확인는 습관 들여야
만성 콩팥병 환자는 부종이나 고혈압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저염 소금이나 저염 간장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나트륨 대신 칼륨의 함량이 높은 경우가 있어서 성분을 확인해 보아야 한다.
부기를 빼겠다고 성분표가 없는 식품, 한약 등을 함부로 사서 드셨다가 급성으로 신장 기능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이 있고 최악의 경우 신장 기능이 회복되지 않기도 한다. 본인의 신장 기능에 따라 드실 수 있는 건강식품의 종류가 다르므로 신장내과 전문의와 상의하고 복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해야 하겠다.
저염식이 필요하다면 조리 방법과 섭취 방법 변경도 필요
조리가 끝난 후 소금, 간장 등을 넣는 것이 나트륨 함량을 줄일 수 있다. 식품 첨가물이 많은 가공식품보다는 자연식품을 드시는 것이 나트륨 섭취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소금, 간장보다는 향신료나 천연염료를 사용하시는 게 좋다. 절임, 조림보다는 구이, 찜으로 조리하는 것을 권한다. 장아찌, 젓갈 등 짠 음식은 적게 먹어야 한다. 국을 드실 때는 건더기만 먹고 국물은 남기는 것을 추천해 드린다.
만성 콩팥병은 잘 다스리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꾸준히 유지해 건강한 여름 나기를 기대한다. [글/서울특별시 서남병원 신장내과 손민정 전문의(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