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치료 중단 시 사망 가능성 높아” ... 뇌전증 전문 교수들, 단체 휴진 불참 결정
“뇌전증 치료 중단 시 사망 가능성 높아” ... 뇌전증 전문 교수들, 단체 휴진 불참 결정
“약물 투여 중단하면 환자 사망률 일반인 대비 50~100배” ... “휴진 없이 계속 진료해야”
  • 임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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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6.14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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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중에 뇌전증 증상으로 끓는 물에 손을 넣어서 손가락 3개를 잃은 환자의 모습. [자료: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
요리 중에 뇌전증 증상으로 끓는 물에 손을 넣어서 손가락 3개를 잃은 환자의 모습. [자료: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

[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대학병원들의 뇌전증 전문 교수들로 구성된 거점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위원장: 홍승봉 교수)는 오는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전국의사총궐기대회 및 의사 집단 휴진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뇌전증은 치료를 중단할 경우 신체 손상과 사망의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병원단체가 아닌, 의사 단체가 18일 여의도 집회 불참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승봉 위원장은 이날 헬스코리아뉴스에 “의협의 단체 휴진 발표로 많은 뇌전증 환자와 가족들은 혹시 처방전을 받지 못할까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은 갑자기 약물 중단 시 사망률이 일반인의 50-100배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뇌전증 증상으로 얼굴과 머리가 터지고 손가락을 잃은 환자는 몇 분 동안 말을 할 수가 없다. 따라서, 뇌전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의사들은 절대로 갑자기 휴진하면 안 된다는 것이 홍 교수의 설명이다.

 

뇌전증 증상 중에 끓는 물이 쏟아져 3도 화상을 입증 환자의 모습. [자료: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
뇌전증 증상 중에 끓는 물이 쏟아져 3도 화상을 입증 환자의 모습. [자료: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

홍 교수는 특히 “항뇌전증약은 뇌전증에 대한 지식이 없고, 치료하지 않는 의사들은 처방하기 어렵고, 일반약국에서 대부분 구할 수도 없다”며, “단 한번 약을 먹지 않아도 경련이 발생하여 크게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뇌전증약의 일정한 혈중 농도를 항상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단 한번 악을 먹지 않아도 심각한 경련이 발생, 환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정부는 단체 휴진으로 처방전을 받지 못하는 뇌전증 환자들에 대해 처방전 없이도 항뇌전증약을 구입했던 약국에서 이전 처방대로 차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뇌전증 증상으로 신체 손상을 입은 환자들의 모습. [자료: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
뇌전증 증상으로 신체 손상을 입은 환자들의 모습. [자료: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

그는 집단 휴진에 참여하는 의사들을 향해서도 “잘못이 없는 중증 환자들에게 피해와 고통을 주지 말고, 집단 휴진 대신 차라리 삭발하고 단식을 하면서 과거 민주화 투쟁과 같이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정부에 대항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홍 교수는 “부단한 노력과 과학적인 정보 수집과 분석이 없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 의료계는 먼저 아픈 환자들을 살리고 전 세계 정보 수집, 전문가 토론회 및 과학적 분석을 통하여 2026년 의대정원을 재조정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 국민의 공분을 피할 수 없고, 나아가 전 세계 의료인과 주민들의 비난을 받게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참고로 앞서 분만병의원협회와 대한아동병원협회가 18일 집단 행동 불참을 밝힌 바 있다. 이들 단체는 의사 단체가 아닌, 병원 경영자 중심의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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