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신희] 2020년 기준 국내 폐암 발생률은 3위, 전체 암 사망자 중 약 20%를 차지했다. 폐암은 조직학적 특성에 따라 치료 방법을 달리해야 하다.
폐암은 주로 남성에서 여성보다 많이 발생하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병률이 높아진다. 그런데 최근 20년간 폐암 발생률을 보면 남성은 다소 줄고 있고, 오히려 여성에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폐암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전체 폐암의 약 70%가 흡연과 연관되어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 위험도가 10배 이상 높고, 간접흡연 역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외에도 대기오염, 직업적 노출, 폐섬유화증 등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등이 폐암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여성 폐암 환자의 87.5%는 비흡연자라는 사실이다.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오염 물질 등에 노출되면 폐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그 외 대기오염이나 석면, 비소 등에 대한 직업적 노출, COPD나 폐섬유화증(IPF, 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등 만성 폐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폐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흡연을 하지 않아도 이런 요인들이 폐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고위험군의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 병이 진행되면 폐암 덩어리가 기도를 침범해 기침, 객혈,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뇌로 전이되면 두통, 경련 증상이, 뼈로 전이되면 통증, 골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폐암이 의심되면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하고, 병기 설정을 위한 양성자방출단층촬영(PET-CT), 뇌 전이 여부 확인을 위한 자기공명영상(MRI), 뼈스캔 등 검사를 시행한다. 조직검사는 수면진정 하에 기관지내시경 및 기관지초음파내시경을 통해 기도 내로 접근하거나, 흉부 밖에서 바늘을 꽂아 조직을 채취하는 세침흡인검사를 시도해볼 수 있다.
치료는 조직학적 특성과 위치, 병기,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적절히 병행한다. 소세포폐암의 경우 국소 병변만 있다면 수술적 절제를 시도해 볼 수 있으나, 대부분 항암방사선치료를 시행한다. 최근 소세포폐암에서 면역관문억제제를 표준 항암치료와 함께 시행해 반응이 좋은 경우 장기 생존율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수술이 가능한 초기 병기일 경우 수술적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수술 후 병기에 따라 추가 항암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3기이면서 림프절 전이를 동반한 경우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병행해 완치를 도모해볼 수 있다. 폐 이외 장기로 전이가 진행된 4기라면 환자 상태에 따라 완화 목적의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최근에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갖는 폐암에 대해 맞춤형 표적치료제 개발로 치료 성적이 크게 개선되었다.
폐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 흡연 등 폐암의 위험요인이 있거나, 직계 가족의 폐암 병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저선량 흉부 단층촬영을 통한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 중, 특히 조리 후 환기가 중요하고, 대기오염이 심할 때는 마스크 착용 등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폐암은 나이가 들면 천천히 자라고 젊으면 빨리 자란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종양 진행 속도와 치료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다. 공기 좋은 곳에 살거나 건강식품을 먹으면 낫는 등 소문에 의존해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부작용을 겪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다. 폐암 투병 중에는 의료진을 신뢰하며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폐암 투병 중에는 자신도 모르게 우울한 마음이 생기고, 병에 대해 과도하게 몰입해 오히려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치료에 전념하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가족, 친구들과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산책 등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 좋겠다. [글/순천향대 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박신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