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세계 최초 CCR4 타깃 경구용 면역항암 신약 성공 가능성 높아
한미약품, 세계 최초 CCR4 타깃 경구용 면역항암 신약 성공 가능성 높아
CCR4 길항제, 차세대 면역 항암제로 부상

현재 출시된 CCR4 길항제 한계는 주사제

경구용 CCR4 길항제 개발 중 ... 한미 1등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4.02.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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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전경
한미약품 전경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알약으로 면역관문 억제제와 유사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차세대 면역 항암제 C-C 케모카인 수용체4(CCR4) 길항제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인 한미약품이 참여하면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CCR4은 T세포에 의해 발현되는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케모카인’(Chemokine)이다. T세포 하위 유형 단백질 Th2 및 조절T세포(Treg)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알레르기 및 염증 등 인체의 면역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평소에 CCR4은 적정 수준을 유지하지만, 암이 발생하면 과발현된다. 과발현된 CCR4은 면역관문 단백질과 유사하게 체내 면역 세포를 억제하는 Treg의 작용기전에 과도하게 관여하여 결과적으로 Treg의 활성을 유도, 암을 증식시키거나 다른 조직으로 침투하도록 한다.

이에 따라 CCR4의 활성을 억제하는 CCR4 길항제가 새로운 유형의 면역 항암제로 떠올랐다. CCR4의 과발현을 억제하여 Treg의 활성 또한 저해, 암세포의 성장을 차단한다는 접근법으로, 면역관문 억제제와 비슷한 작용기전을 한다.

현재 상용화된 CCR4 길항제는 생물학적 제제다 그런데, 이 제제는 두 가지 단점이 있다.

첫째, 기존 생물학적 제제는 정맥 주사로 투약된다. 환자들은 병원을 방문하여 최소 60분 동안 정맥주사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둘째, 생물학적 제제는 약물을 고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만큼, 약물의 작용기전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로 인해 기존  제제의 약효는 건강한 조직의 CCR4 활성까지 억제, 적정 수준의 Treg를 고갈시켜 부작용을 초래한다.

기존 생물학적 제제의 부작용은 약물 반응성 피부장애인 ▲스티븐스 존슨 증후군(SJS)과 ▲독성 표피 괴사 용해(TEN)다. 약물이 체내에 주입되면 면역 체계는 해당 약물을 외부 병원체로 인식하고 면역 세포를 활성화한다. 이때 Treg는 과도한 면역력을 제어하는데, CCR4가 지나치게 억제되면 Treg의 기능 또한 손상되어 SJS와 TEN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업계는 ①경구로 복용 가능하면서 ②Treg를 지나치게 고갈시키지 않는 새로운 CCR4 길항제 개발에 나섰다. 헬스코리아뉴스 취재 결과, 현재 9개의 CCR4 길항제가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6개는 경구용 저분자 합성 의약품이다.

 

업체 의약품명 제형 진행 상황
한미약품 미국 랩트 테라퓨틱스(RAPT Therapeutics) 티부메시르논(tivumecirnon, FLX475) 저분자 합성물(경구제) 임상 1/2상 시험
미국 랩트 테라퓨틱스(RAPT Therapeutics) 젤네시르논(zelnecirnon, FLX-193) 저분자 합성물(경구제) 임상 1상 시험
중국 에잇 플러스 원 제약(Eight Plus One Pharmaceutical) BJY-809 저분자 합성물(경구제) 전임상 실험
미국 랩트 테라퓨틱스(RAPT Therapeutics) FLX-D 저분자 합성물(경구제) 전임상 실험
미국 라소젠(Lassogen) LAS 20 생물학적 제제(합성 펩타이드) 전임상 실험
미국 넛크래커 테라퓨틱스(Nutcracker Therapeutics) NTX-471 생물학적 제제(mRNA) 전임상 실험
미국 콜라보레이션 파마슈티컬스(Collaborations Pharmaceuticals) 불명 저분자 합성물(경구제) 전임상 실험
중국 치아 타이 티엔칭 제약(Chia Tai Tianqing Pharmaceutical) TQB-2619 생물학적 제제 전임상 실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D-1678 저분자 합성물(경구제) 후보물질 발굴

이중 개발에 있어 가장 앞서는 약물은 우리나라 한미약품이 미국 랩트 테라퓨틱스(RAPT Therapeutics)로부터 도입한 경구제 ‘티부메시르논’(tivumecirnon, FLX475)이다.  

 

한미약품, ‘티부메시르논’ 2상 임상시험 성공적 종료

‘티부메시르논’은 면역세포의 암세포 공격력을 활성화하는 경구용 면역 항암제다. 면역을 억제하는 Treg와 이에 관여하는 단백질 ‘CCR4’에 작용하는 기전이다.

이 약물은 기존 제제 대비 부작용이 적어 약효는 물론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독 투여는 물론, 기존 면역 항암제와 기전이 다른 만큼 병용투여에 대한 시너지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9년 랩트 테라퓨틱스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한국과 중국(대만·홍콩 포함)에서 ‘티부메시르논’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이 계약에 따라 한미약품은 랩트 측에 초기 계약금 400만 달러(한화 약 47억 6000만 원)와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 5400만 달러(한화 약 642억 6000만 원)를 지급하는 등 이익을 분배하기로 했다.

이후 한미약품은 2020년 미국 MSD와 ‘티부메시르논’ 및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병용요법 임상협력 및 임상시험을 위한 ‘키트루다’ 공급 계약을 체결, MSD로부터 임상에 필요한 ‘키트루다’를 무상으로 공급 받았다.

이를 토대로 이 회사는 2021년 상반기 ‘티부메시르논’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임상 2상 시험에 착수, 2023년 10월 임상의 진행 상태를 종료로 변경하면서 성공적으로 시험을 마쳤다.

해당 시험은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환자 90명을 ‘엡스타인 바 바이러스’(EBV) 음성 여부에 따라 코호트 1과 2로 나눈 뒤, ‘키트루다’ 200mg 3주 1회(Q3W) 정맥주사 요법과 함께 ‘티부메시르논’ 100mg을 1일 1회(QD) 투여했을 때 잠재적인 항종양 활성을 평가한 것이었다.

참고로, EBV는 감염 질환인 단핵구증(mononucleosis)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위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위 선암(gastric adenocarcinoma)의 발병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상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고형암 치료반응 평가의 표준기준인 RECIST 1.1에 따른 객관적 반응률(ORR)이고, 2차 평가변수는 질병 조절률(DCR), 치료반응이 나타나기까지의 시간(TTR), 반응 지속 기간(DOR) 등 유효성 평가다.

한미약품은 앞서 지난 2021년 11월, ‘티부메시르논’ 2상 시험에서 피험자 10명을 모집한 가운데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보인 사례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2021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소개한 바 있다.

당시 회사 측의 발표에 따르면, 사전에 항암 치료를 받고 2021년 5월부터 임상에 참여한 EBV 양성, HER2 음성 80세 위암 남성 환자에게 ‘티부메시르논’과 ‘키트루다’를 병용 투여했을 때, 6주기 차에 간에 전이된 종양의 크기가 58% 감소하는 부분 반응(PR)이 확인됐다. 임상에 참여한 모든 환자는 관리 가능한 안전성을 보였고, 부작용에 따른 복용 중단 사례는 없었다.

이에따라 마지막 남은 3상 임상시험까지 최종 성공할 경우, 세계 최초의 CCR4 타깃 경구용 면역항암 신약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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