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한의사의 X-ray 방식 골밀도측정기 사용은 합법”
법원 “한의사의 X-ray 방식 골밀도측정기 사용은 합법”
수원중앙지법, 의료법 위반으로 약식명령 받은 한의사에 ‘무죄’ 선고

한의협 “한의사도 현대 진단기기 사용 가능하다는 정의로운 판결”

의사협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무시한 무책임한 판결에 분노”
  • 박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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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9.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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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민국 법원 홈페이지 갈무리]

[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한의사가 현대 진단기기인 X-ray 방식의 골밀도측정기를 활용해 환자를 진료하는 것은 합법이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방법원은 13일, X-ray 방식의 골밀도측정기를 환자 진료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약식명령(의료법 위반, 벌금 200만 원)을 받은 한의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재판은 한의사 A씨가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엑스선 골밀도 측정기를 이용하여 환자들의 골밀도 측정 및 예상 가능한 키 높이를 산출하는 등 진단 행위를 한 것이 의료법 위반이라는 검찰의 약식 명령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이날 판결에 대해 한의계는 “X-ray 방식의 현대 진단기기도 한의사의 사용이 가능하다는 정의로운 판결”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의협은 “초음파, 뇌파계에 이어 X-ray를 비롯한 다양한 원리의 현대 진단기기 사용에 있어 또 하나의 법적근거가 마련됐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며, “입법부와 행정부가 양의계의 눈치를 보며 주저하던 현실에서 사법부의 합리적이고 당연한 판단이 나온 만큼, 행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빠른 후속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앞서 한의협은 작년 12월 22일 있었던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한의사의 현대 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새로운 판단 기준을 적극 인용하며 이번 사건의 무죄를 주장해왔다.

특히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지난 1일, 전국의 한의사 회원들이 해당 한의사의 무죄와 합리적인 판결을 요청하며 작성한 1만 5171장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의료법 및 한의약육성법의 조문과 대법원의 판례를 예를 들며 “의료기술의 발전과 시대 상황의 변화,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과 필요를 반영하여 의료법상 자격을 갖춘 한의사가 현대 진단기기를 자유롭게 활용해 진료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 역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잇따른 합법 판결에 대해 의료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현행 의료법이 의료와 한방의료를 이원화하여 규정하고 있음에도, 수원지방법원이 이와 같은 의료법에 반하여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인 저선량 엑스레이 골밀도 측정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한 것에 대해,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은 지난 2016년 1월 12일 있었던 김필건 전 한의협회장의 골밀도측정 시연를 소환했다. 당시 김 회장은 “한의사가 골밀도를 측정하는데 아무런 어려운 내용도 없고,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이라며 20대 건장한 남성을 대상으로 골밀도를 측정했고, T-score가 ‘-4.4’로 나오자 “골밀도가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골수를 보충하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한골대사학회 등 의학계 전문가들은 ▲50세 미만의 경우 'T score'를 적용하지 않고 ▲발뒤꿈치가 아닌 엉뚱한 곳을 진단했으며 ▲골감소증 진단을 내린 점 등 최소한 3가지 오류를 범했다고 판정한 바 있다.

당시 시연에 대해 의료계는 “아무 곳이나 대충 검사하는 것도 곤란하지만 그 내용을 임의로 해석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고 경고하며,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국민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이번 판결에 대해서도 “의료행위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므로 과학적으로 입증된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공되어야 함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전문적 지식이 없는 사람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함으로써 발생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의 심각한 위해를 명백히 무시한 무책임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특히 “현행 의료법은 의사와 한의사가 각자 면허를 받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수원지방법원은 각 의료직역의 축적된 전문성과 경험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면허의 경계를 파괴해 버리는 내용의 판결을 했다. 이는 의료법상 의료인 면허제도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며, 그 결과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협은 따라서 이번 판결로 발생하게 될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피해는 온전히 재판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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