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약물시장 분석] 헬스코리아뉴스는 코로나 등 감염병 확산을 계기로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국내외 약물개발 현황 및 관련 기업들의 동향을 비중 있게 취재하고 있습니다. 본 뉴스가 독자 여러분의 건강관리와 투자 판단 등에 좋은 정보가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미국 존슨앤존슨(얀센) 헤드쿼트 전경 [사진=2006 by Henry N. Cobb from the Pei Company, built 1983., via Wikimedia Commons]](/news/photo/202309/334234_218967_1714.jpg)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존슨앤존슨(Johnson and Johnson, 얀센)의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옵서미트(Opsumit, 성분명: 마시테탄·macitentan)’가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CTEPH)에 대한 적응증 확대에 실패했다.
지난 6일(현지 시간) 얀센에 따르면, CTEPH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MACiTEPH)에서 ‘옵서미트’가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적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는 연구 중단을 권고했고 얀센이 이를 수용해 임상을 종료했다.
해당 임상 시험은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이전에 기계적 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 약 230명을 대상으로 ‘옵서미트’ 75mg과 위약을 대조 평가한 것이었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28주차에 측정된 6분 보행 검사(6MWD)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옵서미트’ 75mg의 안전성 및 내약성은 이전에 관찰된 데이터와 유사했다. 하지만, 유효성 측면의 경우, 전반적으로 무익한 것으로 결론났다. 얀센은 이번 연구 중단 결정이 현재 진행 중인 ‘옵서미트’의 고용량을 평가하는 또 다른 임상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유효성 평가 전반적으로 무익 ... 발등에 불 떨어진 얀센, 고심 쌓여간다
‘옵서미트’ 2025년 美 특허 만료 ... 약효도 MSD ‘소타터셉트’에 밀려
엔도텔린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수치가 높아지면 혈관 수축, 섬유화, 증식, 비대 및 염증과 같은 현상을 초래한다. 이같은 작용 기전이 폐동맥 고혈압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옵서미트’는 엔도텔린(endothelin) A 및 B형 수용체에 결합하여 엔도텔린 신호 전호 전달 경로에 관여하는 길항제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13년 10월, ‘옵서미트’를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로 허가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듬해 11월, 동일한 적응증으로 품목허가했다.
이 약물은 본래 스위스 악텔리온(Actelion)이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얀센은 2017년 1월 악텔리온을 30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옵서미트’를 손에 넣었다.
얀센의 포트폴리오에 합류한 이후 ‘옵서미트’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에는 17억 8000만 달러(8일 환율 기준 한화 약 2조 3732억 원)의 수익을 올렸는데, 이는 폐고혈압 관련 질환 분야 의약품 매출 순위 1위다.
하지만, ‘옵서미트’는 난관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미국에서 오는 2025년 특허가 만료된다는 것이다. 경쟁 약물인 미국 MSD의 ‘소타터셉트(sotatercept)’ 맹추격 또한 고심을 안겨주고 있다.
‘옵서미트’는 혈관을 확장하여 폐동맥 고혈압 증상을 완화하는 작용 기전으로, 엄밀히 말하면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지 못한다. 반면, ‘소타터셉트’는 폐동맥 벽 및 우심실 부전과 관련된 성장 촉진 및 성장 억제 신호 경로간 균형을 재조정하여 폐동맥 고혈압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도록 설계됐다.
따라서 얀센은 ‘옵서미트’의 쓰임새를 넓혀 매출 방어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임상 실패로 적응증 확대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옵서미트’의 수익성에도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MACiTEPH 연구는 우리나라에서도 진행 중이다. 식약처는 지난 2020년 4월, MACiTEPH 연구의 임상 3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했다. 국내에 모집된 환자는 총 9명이다. 원래 계획은 오는 2024년 1차 평가변수 결과를 도출하고 오는 2026년 4월 임상을 최종 완료한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