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약물시장 분석] 헬스코리아뉴스는 코로나 등 감염병 확산을 계기로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시장의 약물개발 현황 및 관련 기업들의 동향을 비중 있게 취재하고 있습니다. 본 뉴스가 독자 여러분의 건강관리와 투자 판단 등에 좋은 정보가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스위스 바젤에 위치한 로슈 본사 전경 [사진=Taxiarchos228, FAL, via Wikimedia Commons]](/news/photo/202309/334172_218823_3245.jpg)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스위스 로슈(Roche)의 표적 치료제 ‘알레센자(Alecensa, 성분명: 알렉티닙·alectinib)’가 초기 단계의 폐암에 대한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적응증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로슈는 지난 1일(현지 시간), 역형성림프종키나아제(ALK) 양성 비소세포폐암(NSCLC)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ALINA)에서 ‘알레센자’가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임상 시험은 완전 절제술을 받은 1B기에서 3A기 ALK 양성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 ‘알레센자’+화학요법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평가한 것이었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무재발 생존기간(DFS)이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알레센자’+화학요법은 대조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주요 2차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율(OS)의 경우, 아직 데이터가 성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센자’의 안전성은 양호한 편이었다. 새롭게 관찰된 위험성 신호는 관측되지 않았다. ALINA 연구의 최종 결과는 다가오는 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로슈는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유럽 의약품청(EMA)을 비롯해 전 세계 규제 당국에 적응증 확대 신청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치열한 ALK 폐암 치료제 시장 경쟁
ALK는 역형성 림프종 키나아제라는 단백질을 형성하는 유전자로, 변이가 일어날 시 암을 유발한다. ALK 변이 유전자는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약 4~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먼저 등장한 ALK 표적 항암제는 미국 화이자(Pfizer)의 ‘잴코리(Xalkori, 성분명: 크리조티닙·crizotinib)’이다. 이 약물은 지난 2011년 ALK 양성 국소 진행성·전이성 후기 NSCLC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받은 1세대 ALK 표적 항암제이다.
이후 로슈의 ‘알레센자’, 일본 다케다제약(Takeda)의 ‘알룬브릭(Alunbrig, 성분명: 브리가티닙·brigatinib)’,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자이카디아(Zykadia, 세르티닙·ceritinib)’ 등의 2세대 약물이 출시되면서 ALK 표적 항암제의 세대 교체가 일어났다.
‘알레센자’는 ALK 폐암 치료제 시장의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이 약물은 2015년,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처음 FDA의 허가를 받은 이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알레센자’는 전년 14억 달러 대비 21% 증가한 17억 달러의 판매고를 올렸다.
ALINA 연구를 바탕으로 ‘알레센자’가 ALK 양성 초기 NSCLC까지 적응증을 넓힌다면, ‘알레센자’는 매출 증가에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ALK 양성 초기 NSCLC에 대한 임상을 실시하고 있는 ALK 표적 항암제는 ‘알레센자’가 유일하다.
물론,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 ‘알레센자’가 초기 폐암 치료 단계 진입에 성공할 경우, ALK 표적 항암제를 보유한 다른 기업들도 잇따라 임상 시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3세대 ALK 표적 항암제인 화이자의 ‘로비큐아(Lorviqua, 성분명: 롤라티닙·lorlatinib)’는 이전에 실시된 ALK 양성 NSCLC 초기 치료 라인에 대한 헤드 투 헤드 임상에서 ‘알레센자’ 대비 더 개선된 무진행 생존 기간(PFS) 및 객관적 반응률(ORR)을 입증한터라 ALK 시장 구도를 속단하기는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8년 6월, ALINA 연구의 임상 3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한 바 있다. 따라서 ‘알레센자’는 국내에서도 초기 폐암 치료 적응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